글밭에 꽃이 필까

떡잎 보면

앞길을 훤히 안다고들

하는데 난 어릴 적

어땠을까 궁금해진다

삶의 경쟁에서

언제나 뒤처진 걸음

무엇이던 돈으로 환산하는

세상이 점점 두려워진다

젬병이라는 말

이럴 때 쓰는 단어이다

돈으로 만드는 일에는

눈치라고는 없었다

애착이란

어디에 붙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인생살이

없으면 없는 데로 있다면 정말

감사하게 살아온 지난 과거

그래도 그나마

두루두루 잘 살아왔는데

내 인생

작은 울타리에

가꾼 글밭에 화창한 봄날이

찾아들어 꽃들이 즐비했으면

소담한 소원을 얹어본다

- 나영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