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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으로
7 shffo10 2019.12.08 15:13:31
조회 161 댓글 0 신고

 

 

낮은 곳으로 / 김정한


 

갑자기 하얀 눈이 흩날린다. 소리 소문 없이 성글게 내린다. 검은 봉지를 든 아주머니 어깨에도. 백백을 메고 학원을 나와 집으로 가는 수험생의 가방에도. 서류 가방을 들고 늦은 귀가를 하는 가장의 어깨에도. 전신주 옆에 술 취해 쓰러진 남자의 머리 위로. 자판을 펼쳐놓고 액세서리를 파는 모자 쓴 청춘 남녀에게도. 똑같은 하얀 눈이 내린다. 하루 종일 휘날리다 쌓인 아스팔트 위에도 하얗게 쌓인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사람인지, 나무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모든 것을 덮을 정도로 수북이 쌓였다. 사람도, 말 없는 빌딩도, 불빛이 닿지 않는 까만 허공까지 덮는다. 하얗게. 고개를 수그린다. 몸을 낮춘다. 눈을 맞은 모든 것들이. 낮은 곳으로 몸을 향한다.


김정한 신작 산문집 [나는 이별하는 법을 모르는데 이별하고 있다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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