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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하루
14 대장장이 2019.12.07 05: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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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하루

 

 

                      그는 종일 집 밖에 나와 있었다. 천천히, 그의 걸음걸

                    이로는 보통으로, 벚나무에서 그 옆에 꽃사과나무까지

                    기어가는 데 반나절이 걸렸다. 그는 꽃사과나무 위로 오

                    르려다가 문득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몸을 돌린다 한참

                    뒤에야, 그에게는 잠깐이지만, 나는 그가  작고 노란 꽃

                    을 향해 부지런히 가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무척 시장

                    했는지 여린 꽃잎을 그는 한눈도 팔지 않고 먹어치운다

                    꽃은 두 시간 만에 다 비워졌다. 하늘거리는 꽃대를 타

                    고 내려와 이번엔 몸을 누일 그늘을 찾는지 두리번거린

                    다. 그는  내가 따라다니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태연스럽

                    게 내 쪽으로 기어온다.그러는 동안 다시 반나절이 지

                    났다. 그가 길쭉한 풀잎 위로 희고 매끄러운 배로 말고

                    가는 그는 풀을 꺾지도 몸을 베지도 않고활처럼 잘 켰

                    다.연주를 끝내고 어디론가 숨어버린 그를 다시 찾아낼

                    생각은 없었다. 이미 날이 어두워졌으므로 집을 잃은

                    건 그만이 아니므로 나는 방금 그가 건너간 풀 한가닥

                    위에 발을 슬며시 올려놓았다.

 

                                       ◎ 나희덕【어두워진다는 것】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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