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를 읽어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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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를 읽어 버리고

산과들에 2019.11.18 19:15:02

조회 220 댓글 0 신고

이 가방, 저 가방

이 주머니, 저 주머니

다 뒤집어도 현관 열쇠가 만져지지 않는다

훔쳐갈 비싼 추억도 없고

명품은 커녕 그 흔한 금붙이도 없다만

내 속을 누가 들여다보고

더러운 발로 밟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해

(어제, 바닥을 청소했거든 걸레질까지)

안에서 걸쇠를 걸어 잠근다

나 있을 때만 안 들어오면 돼

도둑아, 요건 몰랐지?

나도 열지 못하는 문이 있으니

들어올 테면 들어와

-최영미-

열쇠를,읽어,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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