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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길목에서
100 하양 2019.11.17 12:31:37
조회 514 댓글 2 신고

 

 

겨울의 길목에서

 

싸늘한 기후와 애환이 겹친

계절은 나보다 더 우울하네

 

뭉턱뭉턱 무너져 내리네

바람의 희롱 하는 대로 휩쓸리거나

아래로 하강하는 것들의 서러움

모든 인연은 눈물 나게 야속하구나

 

속 끊이는 시간에도 계절은

겨울 행 열차를 타고 멈추거나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질주하는 암울

쨍쨍한 햇살이 비치든가 바람이 불던가

 

아무래도 가을은

그 뜨거웠던 사랑의 비음을 쏟아내는 소각장 같다

 

어쩌면 낙엽들은 눈을 감고

마지막 고해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다가

확 불을 당기면 형체도 남지 않고 타올라

사라질 것 같은 메마르고 미약한 숨소리로

지상을 덮고 있다

 

재가 되어 낱낱이 까발려질 청춘의 연애사가

이별로 가볍게 날아오를 이 가을의 정거장에는

젊은 애인들이 멀어져갔고

늙은 애인도 은근한 아듀 속에 멀어지려 한다

저만치 아쉽게도 멀어져 가려 한다

 

- 宵火 고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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