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純情)의 가을

어제는 오늘이 죽였고

오늘은 내일이 죽일 것이고

내일은 또 모래가 분명 죽일 것이다

오늘이 죽인 어제는 다시 오지 못하고

내일이 죽일 오늘 또한 다시 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오늘 내가 화를 낼 필요가 없고

웃지 아니할 이유가 없다

이유가 무엇이든 오늘 내가 낸 화는

나를 병들게 하고

나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

하여

나는 어떤 상황이든 크게 노하지 않는다

그리고 누구든 미움을 갖지 않는다

그 누구와도 동체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차를 타고 배를 타야 할

이 계절에 가을을 타나 보다

그래 가을!

신나게 타 보자!!!

미련 남기지 말고

너도 곧 겨울 속으로 스며들겠지!!!

내 청춘을 죽이면서...

- 국순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