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day
절편 예찬
66 스텔라 2019.05.25 15:59:43
조회 57 댓글 2 신고

 

 

절편 예찬

 

떡집에서 절편을 사 갖고 돌아와

이 하얀 것을 욕심 없이 베어 물 때

울컥 올라오는 슬픔의 시작이 어디인지

우리는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절편은 탱탱하고 아득하며 무미한 것,

절편에는 약육강식의 피비린내가 없고

물의 느림과 식물의 고요한 집중뿐!

 

절편에는 주검의 곡절이 배제되고

곡식 낟알을 키운 흙의 비애만 있을 뿐!

 

절편의 혈통은 달의 사촌,

절편을 먹는 민족은 평화주의자일 것이다.

 

절편을 먹으며 농본주의의 대의를 곱씹고

우리는 비바람 소리에 귀 기울인다.

 

모란과 작약꽃이 피는 봄날을 견디며

절편이 없는 떡집은 떡집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절편과 함께 중국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

우리는 절편을 사이좋게 나누며

거대한 들의 평평함과 트임을 삼킨다.

 

가을 저녁과 초록별의 소슬함을 들이켜며

우리는 작별 인사를 하루 더 늦추고

좋았던 옛 미래로 돌아가자 말할 것이다.

 

- 장석주 - 

2

    파워링크 AD
    등록 안내

    페이스북 로그인
    꾸미기
    제목 작성자 조회수 작성일
    좋은글 아침메일 서비스 종료 안내  (11)
    중복글 관련 안내드립니다(2019.07.01)  (4)
    [필독] 저작권 관련 게시글 삭제 처리 기준 (2017.02.15 링크 추가)  (19)
    좋은글 게시판 이용안내  (14)
    [펌]소년의 첫 달리기   new 교칠지심 15 19:01:42
    [펌]엄마에게 온 편지   new 교칠지심 17 18:59:41
    첫걸음 하나에   new 교칠지심 22 18:58:44
    가을 편지/이해인   new 새벽이슬 58 17:13:44
    사랑도 나무처럼  file new 토기쟁이 43 16:50:48
    돌멩이   new 산과들에 23 16:21:31
      new 산과들에 32 16:19:43
    그런사람으로   new 산과들에 51 16:18:08
    아름다운 사람  file new 토기쟁이 39 16:12:30
    아프게 비가 내립니다 / 김정한  file new shffo10 27 16:03:10
    나무 그늘   new 도토리 15 15:24:12
    사랑 받을 존 되셧나요   new 네잎크로바 30 14:51:12
    떠나고 나면  file new 하양 62 13:18:13
    약속의 의미  file new (1) 하양 54 13:17:18
    허공에 뱉은 말 한마디도  file new (1) 하양 42 13:12:56
    사랑할 때  file new (1) 토기쟁이 49 11:02:32
    좋은 사람 좋은 만남  file new 단주님 85 09:03:10
    난초와 돌  file new 뚜르 61 08:14:14
    남의 잘못을 꾸짖는 마음  file new 뚜르 72 08:14:09
    은총을 위한 기도 / 홍수희  file new 뚜르 39 08:14:02
    글쓰기
     
    행운의 다이아몬드~ 클릭하시면 포인트 5점을 드려요~
    Copyright ⓒ EZHLD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