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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편 예찬
62 스텔라 2019.05.25 15:59:43
조회 57 댓글 2 신고

 

 

절편 예찬

 

떡집에서 절편을 사 갖고 돌아와

이 하얀 것을 욕심 없이 베어 물 때

울컥 올라오는 슬픔의 시작이 어디인지

우리는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절편은 탱탱하고 아득하며 무미한 것,

절편에는 약육강식의 피비린내가 없고

물의 느림과 식물의 고요한 집중뿐!

 

절편에는 주검의 곡절이 배제되고

곡식 낟알을 키운 흙의 비애만 있을 뿐!

 

절편의 혈통은 달의 사촌,

절편을 먹는 민족은 평화주의자일 것이다.

 

절편을 먹으며 농본주의의 대의를 곱씹고

우리는 비바람 소리에 귀 기울인다.

 

모란과 작약꽃이 피는 봄날을 견디며

절편이 없는 떡집은 떡집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절편과 함께 중국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

우리는 절편을 사이좋게 나누며

거대한 들의 평평함과 트임을 삼킨다.

 

가을 저녁과 초록별의 소슬함을 들이켜며

우리는 작별 인사를 하루 더 늦추고

좋았던 옛 미래로 돌아가자 말할 것이다.

 

- 장석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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