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무렵,몸도 못 가눌 정도로 

술에 취한 친구를 업고

한 청년이 복잡한 막차에 올라

탔다.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힌 그

는 술에 취한 친구를

등에 업은 채, 가쁜 숨을 몰아쉬

고 있었다.

"자,여기 앉히세요."

한 남자가 벌떡 일어나

자신의 자리를 양보해 주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

다."

청년은 등에 업은 친구를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혔다,

술 취한 친구는 창백한 얼굴로

잠들어 있었다.

청년은 친구 입가에 흉하게 묻

어 있는 것들을

자신의 옷소매로

조심조심 닦아냈다.

아무도 그들을 나무라지 않았

다.

때로는 나를 버리고 온전히 그

가 될 수 있어야 한다.

 - 연탄길3 /이철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