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 이상의 욕망을 내려놓아야합니다 / 김정한
shffo10 2019.03.21 19:44:59
필요 이상의 욕망을 내려놓아야합니다 / 김정한
그 옛날 알렉산더 대왕이 죽어 천국에 당도했습니다. 그는 생전에 모든 재산을 무겁게 짊어지고 있었습니다. 천국의 문지기가 그런 모습의 그를 보고 놀리듯 말했습니다.
" 왜 그렇게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것인가?" 알렉산더가 대답했습니다. "짐이라니요?" 그러자 문지기는 저울을 가지고와 한쪽에는 왕의 눈을 한쪽에는 왕의 값지고 귀한 보물과 왕국을 올려놓았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저울은 눈이 놓인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문지기가 말했다. " 이것은 인간의 욕망을 상징하는 눈입니다." 그것은 제 아무리 큰 왕국과 값진 보물을 가진다 한들 결코 채울 수가 없습니다." 문지기는 눈의 티끌을 제거했습니다. 그러자 이내 눈이 새털처럼 가벼워졌습니다.
위의 예화처럼 삶에 있어 행복을 가로막는 것은 넘치는 티끌(욕망)입니다. 그것을 제거해야합니다. 그 어떤 욕망이든 이 세상에 욕망은 완전히 채울 수도 없고 채워지지도 않을 뿐더러 채울수록 더 큰 화를 부릅니다. 필요한 만큼만 욕망하면 됩니다. 그 나머지는 내 몫이 아니라 생각하고 내려놓아야 합니다. 헛된 욕망을 내려놓으면 결국 기본적인 필요만 남게 됩니다. 나에게 꼭 필요한 단순하고 아주 작고 아름다운 것들입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의 개념과도 일치합니다. 무소유는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있어서도 그만 없어서도 그만인 것을 다 내려놓고 나에게 꼭 필요한 것들만 소유하는 것을 말하니까요. 분에 넘치는 욕망은 추할 뿐더러 사람을 괴물로 둔갑시킵니다. 사람을 욕망의 노예로 만듭니다. 평범하게 살면서 행복하려면 일을 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해야 하고, 즐기면서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이 있어야 하고 쉴 수 있는 작은 방과 작은 음식과 약간의 걸칠 옷, 소소하지만 취미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얼마의 돈, 그리고 따듯한 마음으로 보듬을 수 있는 넘치는 사랑이 있으면 됩니다. 헛된 욕망은 불행을 부르고 분수에 맞는 욕망은 행복을 부릅니다.
사는 목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누구나 대답은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성적을 제일 중요시합니다. “돈이 전부는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돈을 최고의 가치로 여깁니다. 물론 돈은 행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돈은 행복하기 위한 수단이지 목적은 아닙니다. 돈이 목적어가 된다면 돈의 노예가 되어 평생 돈을 쫓다가 살게 되고, 정작 자신은 돈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쌓아놓기만 하다가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삶의 목적은 행복인데 과연 나를 행복하게 하는 현재의 희망은 무엇이며, 5년 후의 희망, 20년 후의 희망은 또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행복지표는 무엇인가를 가장 먼저 생각해 봐야합니다. 행복하기 위해 나는 건강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보수에 만족하는가, 그리고 일에 대한 성취감은 어느 정도인가, 지식은 채워졌는가, 공동체 생활 즉, 소통을 위한 결핍은 무엇인가,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풂, 배려하는 마음은 어느 정도인가, 등을 따져 보아야 합니다.
또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부정적인 마음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물론 삶의 기본적인 욕구인 먹고 입고 자고 아픈 곳이 없어야 행복의 기본 조건이 갖추어지니까요. 그런 다음에는 '조금 더 행복하기 위한' 욕망을 채워가는 겁니다. 마음으로는 행복은 주관적인데, 현실은 상대적이니까요. 같은 월급 200만원을 받아도 어떤 만족하고 어떤 사람은 적다고 불평합니다. 한 사람은 행복을 느끼지만 다른 한사람은 불행하다고 느낍니다. 불행하다고 느끼는 건 상대적 행복의 결핍 때문입니다. 형제, 친구, 동료, 등 누군가와 비교를 하게 되고 그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때 소유욕 충족의 부재를 느껴 불행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남이 봐서는 적당한대도 본인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바로 욕심 때문입니다. 항상 욕심이 나를 지배한다고 생각하면 훨씬 결핍 속에 살던 때를 생각하며 욕심을 밀어내야 합니다. 아무리 가난해도 마음에 희망이 있으면 행복한 것이고 아무리 풍족해도 마음에 절망을 느끼면 불행한 것입니다.
#.
대나무는 속이 비었습니다.
그리고 마디가 있습니다.
그래서 쭉쭉 뻗어 나갈 수 있습니다.
지금 시련은 마디가 생기기 위한 시련입니다.
더불어 그 시련을 통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나무 속처럼 마음을 비워내야 합니다.
- 성철 스님
김정한 신작에세이 [많이 힘들었구나, 말 안 해도 알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