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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집이 든 가방을 들고
52 산과들에 2019.03.15 19: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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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아침 출근길에 

구두에 질펀하게 오줌을 싸놓은

강아지도 한 마리 용서하지 못하는가

윤동주 시집이 든 가방을 들고 구두를 신는 순간

새로 갈아 신은 양말에 축축하게

강아지의 오줌이 스며들때

나는 왜 강아지를 향해

이 개새끼라고 소리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가

개나 사람이나 풀잎이나

생명의 무게는 다 똑같은 것이라고

산에 개를 데려왔다고 시비를 거는 사내와

멱살잡이까지 했던 내가

왜 강아지를 향해 구두를 내던지지 않고는 견다지 못하는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는데

나는 한 마리 강아지의 마음도 얻지 못하고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진실로 사랑하기를 원한다면

용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윤동주 시인은 늘 내게 말씀하시는데

나는 밥만 많이 먹고 강아지도 용서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인생의 순례자가 될 수 있을까

강아지는 이미 의자 밑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는다

오늘도 강아지가 먼저 나를 용서할까봐 두려워라

유난히 시계바늘이 바삐 돌아가는 출근시간

넥타이 고쳐 매고 가방 챙겨들고 현관앞의 구두를 신으려는 순간 아뿔싸 멍

멍이 녀석이 하필이면 내 구두에 질펀하게 오줌을 싸놓았다면?

 

-정호승(이짧은 시간동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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