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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날
100 하양 2019.03.13 00:46:39
조회 97 댓글 4 신고

 

 

새날

 

가끔은 생각이 나서

가끔 그 말이 듣고도 싶다

 

어려서 아프거나

어려서 담장 바깥의 일들로

데이기라도 한 날이면 들었던 말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거야

 

어머니이거나 아버지이거나 누이들이기도 했다

누운 채로 생각이 스며

자꾸 허리가 휜다는 사실을 들킨 밤에도

 

얼른 자, 얼른 자

 

그 바람에 더 잠 못 이루는 밤에도

좁은 별들이 내 눈을 덮으며 중얼거렸다

 

얼른 자, 얼른 자

 

그 밤, 가끔은 호수가 사라지기도 하였다

터져 펄럭이던 살들을 꿰맨 것인지

금이 갈 것처럼 팽팽한 하늘이기도 하였다

 

섬광이거나 무릇 근심이거나

떨어지면 받칠 접시를 옆에 두고

지금은 헛되이 눕기도 한다

 

새 한 마리처럼 새 한 마리처럼

이런 환청이 내려앉기도 한다

 

자고 일어나면 개벽을 할 거야

 

개벽한다는 말이 혀처럼 귀를 핥으니

더 잠들 수 없는 밤

조금 울기 위해 잠시만 전깃불을 끄기도 한다

 

- 이병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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