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룡은 자신을 포함해서 고종 때까지 종손 9대가 벼슬을 했다. 이런 기록적인 사실에는 서애의 독서습관이 자연히 가풍으로 이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18세 때 관악산의 어는 절에 들어가서 몇 달 동안 맹자를 스무 번이나 읽어 처음부터 끝까지 암송했다고 한다. 이듬해에는 하회에서 머물며 춘추를 서른 번도 넘게 읽어 문장 짓는 방법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고 한다. 즉 그는 처음부터 ‘점수따기공부’가 아닌 교양공부를 했기 때문에 자연히 과거에 합격하였던 것이다.
독서를 하면 모르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어서 자연히 궁금한 것을 질문해야 하는데, 자식들이 그렇게 하지 않으므로 편지를 통해 꾸짖기도 한다.

“너희는 모두 ‘맹자’를 읽었느냐. 학문은 정밀히 사색하고 자세히 질문하는 것을 중요시하는데, 너희들은 언제나 사색을 깊이 하지 않기 때문에 의문이 생기기 아니하며, 궁금한 점이 없기 때문에 질문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만일 이와 같이 한다면 책을 많이 읽는다한들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진정으로 노력하기 바란다.” 

[새벽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