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너 사랑이여!

 

나뭇잎 보내며 눈물 흘리더냐
낙엽이 붙잡고 매달리더냐
만나고 헤어짐이 정한 이치이기에
가을은 제 갈길 알아 말이 없다

 
지금 옷을 벗는 나무는 제 알몸에 
가시철망 한겹 더 나이테 두르고
성숙한 영혼으로 탈피하는 
애벌레 그 투명한 아픔이야

 
계절은 또 다른 만남을 위해 떠나고 
사랑을 잉태하는 거룩한 산고는
버림으로 채워가는 삶의 몸짓이지 
영원히 푸른 생명의 사슬 이어가는 


 
 
 
 
- 천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