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에게 / 湖夜 이춘효 -

꽃다운 시간으로는 영원을 앉은 듯

온 힘을 다해 밝히는 대낮 속에

청춘은 그렇게 아름다운 것이었나?

나를 에워싸던 첫 시선의 무례를

욕심껏 끌여놓고

공중을 의심하거나 생략하기도 하면서

훔쳐보는 일이 싫지 않다

불온한 포즈에

형용사를 모두 동원해봐도

나를 다 감당하지 못해

오갈 수 없는 말이 생각으로 흩어진다

이상한 환대(歡待)가 생각을 먹었기 때문에

더 이상 채색할 필요가 없는

무심한 아름다움이 앉아있다

2017. 8.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