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이 한 팀인데,  두 사람은 중학교 동창이고 난 늦게 입사하여 두 사람을 선배로 여기자고 하며 생활합니다.  모두  환갑이 지나고 나이는 같은데 한 동료가 말이 거칩니다. 함께 일할 때 자기 방식이 아니면 언성을 높이거나 신경질을 내니 짜증이 나지요. 그래서 같이 일하기가 꺼려집니다. 외식을 할 때 매운 음식을 보기만 해도 땀을 흘리는 나를  빈정거리거나, 윗사람도 나를 부를 때  "홍재씨!" 하건만  그 동료는가끔 "이씨!" 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도곁에 있어 뭐라 그러고 싶지만 꾸욱 참고 있습니다. 공연히 말다툼을 했다가는 계속  같이 있어야 하는데 앙금이 생기고 분란이 일어날까봐  그냥 웃고 맙니다.  여러 가지 사정을 비교해봐도 자기가 나보다 나을 것이 없으니 말로라도 이겨보려는 심산이라 여기고 아예 상대를 않고 말지요.
 다툼은 시기심에서 생긴다고 하지요. 그러려니 하고 넘기니 이제 편합니다. 언젠가  100살 되신 어른이 했다는 말씀을 기억합니다. '이제껏  사시면서 꼴보기 싫은 사람들도 많았을텐데 어떻게 대처하셨어요?' 하니 ' 그냥 내버려뒀어. 그랬더니 하늘이 다 알아서 먼저 데려가드만...'
 이 나이가 되어 꼭 우열을 가릴 필요는 없지요. 상대를 그런 사람이라 여기면 다툼이 되지 않습니다. 특히  함께 일하면서 서로를 존중해야 마땅하지만 모두가 똑같지 않다는 생각을 간직하면 쉽게 생활하게 됩니다.
공연히 말다툼을 했다가 큰소리가 나고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고나면 나잇살 먹은 놈들이 티격거렸다고 손가락질 당하고 또 윗사람에게도 안좋은 인상도 주고, 다툼에서 시비가 가려져도 다음에 생활하는데 서먹서먹해질  사이가 되는데,  굳이 맞대거리하기 보다 흘려보내는 편이 좋지요. 내가 당신보다 못해요 라고 여기게끔 만들면 다툼도 없고 계속 일하는데도 지장이 없습니다.
  그런 사람이라 여기고나니 대화의 필요성을 못느껴 둘 만이 있을때면  서로 말을 안하니 조용합니다. 때론 많은 말보다 침묵이 득이 됩니다.
  이 나이가 되도록 상소리를 입에 달고, 남에 대해 얘기하면서는 새끼새끼하는 사람과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일해야,  한 곳에서 탈없이 함께하겠지요. 그 사람과 지내면서 많은 수양을 합니다.

-이홍재

<사색의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