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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맷길에서
32 명암 2017.06.18 01: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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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맷길에서


바다를 본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 위에는 희귀한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무역선은 바다를 가르며 항해하고 유람선이 노래를 흘리며 지나

가지만, 통통배는 닻을 내리고 푸른 텃밭에 내려간 선주를 기다린다.

은빛 윤슬이 눈부신 수평선 위에는 요트도 한가롭게 머물러있다.

밀물과 썰물은 하루에 두 번씩이나 해안을 찾아온다.

해가 뜨고 질 때 해변에 자갈밭은 자연의 섭리 때문에 간만차로

바닷물에 젖었다 말랐다 한다.


어부는 바다 속 푸른 텃밭에서 자라는 자연산 해산물은 자주

들여다본다.

바다를 다 읽기엔 하루가 모자란다.
해변에서는 파도 소리가 배경음악으로 들려온다.

해변에서는 가느다란 파도가 부딪치는 장소마다 크고 작은

소리로 연출한다.

밀려오는 파도의 높이에 따라 들리는 소리의 감성이 다르다.

자갈을 감싸 안던 파도가 밀려오다가 물러나기를 반복한다.

파도가 무섭게 느껴지는 날도 있다. 태풍에 파도가 산더미 같이

밀려와 바위에 부딪히면 우렁찬 굉음과 물보라를 흩날린다.


낮은 파도라도 작은 돌멩이를 와르르 밀어내다가 다시 물속으로

끌고 갈 때 이색적인 소리가 난다.

자갈과 파도의 속삭임을 듣기 위해 발걸음 멈추고

쭈그려 앉아 작은 소리도 듣는다. 
바다는 다양한 선으로 이루어진다.

수평선 위에 멈춰선 요트는 수직선을 세워놓고 한가롭게 떠 있다.

광안대교는 수평선 위에 또 다른 평행선을 그린다.

가로 선과 세로 선으로 이어져 하나의 작품이 탄생한

바다 위의 교량은 어디서 보아도 멋지다.


낮에는 다종의 차들이 대교 위로 달리고 밤이면 길게

누운 불빛이 선으로 이어진다.

그 가운데로 유람선은 바다에 평행선을 그으며 달려갈 때

노래를 흩날리면서 관광객을 기분을 돋운다. 
경관이 좋은 전망대에 앉아 사색에 젖으면 하루가

한순간에 지나간다. 계절이 바뀌거나 비바람이 휘몰아쳐도

풍광은 변하지 않고 늘 눈앞에서 일렁거린다.

수평선을 감시하는 갈매기는 바다 위에서 끼룩거리며 사랑을

갈구하고 장끼는 해안가 숲속에서 높은음으로 까투리에

위치를 알린다.


다양한 미물들이 내는 자연의 소리가 내 심금을 울려준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바다와 산을 잇는다.

낮은 파도가 애무하며 포옹해보지만, 바위는 본체만체한다.
새벽에 갈맷길에서는 활력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수평선을 부수며 치솟는 붉은 태양은 피바다를 만들어 놓고

세상 밖으로 치솟아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바다를 찢어 피를 쏟아낸 아픔의 고통은 파도가

일렁거리며 감싸준다.

조업에 나선 배들은 바다 위로 마사지하듯 누비고 다닌다.


바다를 부수고 솟아오른 해를 보며 결가부좌로 앉아 엄숙하고

진지하게 풍요를 기원한다. 어민은 풍광이 뛰어난 아침노을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렁이는 텃밭으로 달려와 해산물을 건져 올리며

노햇사람들의 하루가 시작된다. 
노햇사람들은 바쁜 하루를 연다.

이른 새벽 삶의 고달픔도 잊은 채 잠을 설치며 푸른 텃밭으로

통통거리며 달려간다.


미역이나 다시마에 손질하려는 어부는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열정적이다.

잠수하는 어민들은 물속 물개처럼 유연하게 해산물을 건져 올린다.

고난도 잊고 즐겁게 일하는 어민들의 생활이 도시민들의 식탁을

풍성하게 해준다.

간밤에 깔아 놓은 수 킬로미터의 줄낚시를 두근거리며 건져 올리는

어부의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노햇사람들은 낚싯줄에 큰 고기가 많이 올라올 때 만선의 기쁨으로

항구로 달려간다. 내 시선이 바다 위의 작은 움직임으로 옮겨졌다.

고요한 날 고령의 해녀도 삶을 찾아 물질하기 위해 해녀

대기실로 모여든다.


노년의 해녀들이 계절의 변함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바닷속으로 잠수한다.

전복 멍게 해삼 등 다양한 해산물을 건져 올리는 노인의 모습에서

내 삶의 용기를 얻었다.

해녀들이 물질할 때 휘파람 불면서 서로의 안전함과

위치를 알린다. 
출렁이는 텃밭에서 보살핀다.

푸른 밭에는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깔렸지만,

한꺼번에 많은 양을 건져 올리지 않는 해녀들이다.

한참을 지켜보아도 적당한 양만 건져 올리더니 모두

잠수복을 벗는다.


새로운 해산물을 건져 올릴 때 소비의 양을 보면서 적당히

조절하는 느낌이다.

일흔에 가까운 해녀가 차디찬 물속으로 잠수하여 건져 올린

해산물을 해변에서 직접 관광객에게 판매한다.

바다를 지키는 해녀의 모습에서 아름다운 삶을 본다.

이처럼 물속으로 드나드는 해녀들의 대가 끊어질 위기에

놓여 안타깝다. 
갈맷길로 걷다 보면 한가롭게 떠 있는 요트에 눈길이 간다.

바다는 어민과 해녀들에겐 삶의 터전이기도 하지만, 유람선은

관광객을 태우고 여유를 즐기는 놀이터이기도 하다.


큰 요트는 엔진의 힘으로 움직이지만, 작은 요트는 순수한

바람의 힘으로만 움직인다. 작은 요트들이 무리 지어 바람을

기다리는 모습은 더없이 한가로워 보인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요트가 내 눈에는 한 폭의 동양화를 방불케 한다.

자연의 섭리로 인해 밀물과 썰물이 생겨나면 바람도 일어나므로

요트 동호인들은 이런 흐름을 잘 이용한다. 
모든 것이 바다를 가른다. 상춘객을 실은 유람선은 바다를 가르며

달려가고 쾌속선은 칼로 물 베듯 빠르게 바다를 가른다.


유조선은 바다를 깊이 갈라 굵은 선으로 상처를 남긴다.

노랫소리 흘리며 바다 위로 한가롭게 유람하는 관광객은 배 위에서

갈매기와 함께 즐기면서 해변의 풍경을 마음껏 조망한다.

거울같이 맑은 수면에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무지개가 일곱 가지

색깔로 꽃을 피운다. 운무에 가려 희미하게 보이는 오륙도의 등대는

하얀 바지 걸치고 빳빳하게 서서 부산항을 찾아오는 선박을 안내한다.

이른 새벽에 어둠을 헤치며 출항한 어선들은 하루가 저물어갈 때

고기잡이 멈추고 동해와 남해에서 통통거리며 항구로 돌아온다. 

갈맷길에 어둠이 내리면 바다에서 삶을 찾던 모두가 하루의 닻을 내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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