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푸시킨(1799-1837)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픈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쁜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또다시 그리움이 되나니  

***   

푸쉬킨의 시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는 학창 시절 

누구나 대망의 꿈을 안고 한 번쯤 읊조리던 기억이 있을 거예요.

삶의 고달픔을 간명하고 아름답게 위로해줌으로써 세기를 초월하여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애송되고 있는 데요.

긍정적인 자세로 살게 되면 현재 고통스러운 삶도 지나가고 좋은 날이 온다고 노래하죠.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 

시에서는 다소 달관자적인 자세로 시어를 풀어냈지만 그러나 그의 삶은 치열했죠. 

시인은 그의 시 '당신을 사랑했소'를 쓰게 만든 첫사랑 안나 올레리 나을 가슴에 묻고 

사교계에서 이름을 날리던 나탈리아 곤차로바와 결혼을 하죠.

그러나 얼마 못가 아내와 치정 관계였던 귀족 조지 단테스와의 싸움 끝에 

총상을 입고 38세의 나이에 세상과 이별을 하죠.

‘인생’에 대한 배신감이 진하게 배어있는 이 시를 읽노라면, 

참으로 산다는 것이 고난의 연속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요.

이 시는 푸쉬킨이 죽어가면서 삶에 대한 배신감, 절망과 고통으로 

질곡진 인생이더라도 받아들이며 인내하라고 당부하죠.  

그러나 불시에 맞닥뜨리는 인생의 질곡을 어떻게 견뎌내야 할까요?

그것은 단단한 마음이겠죠.

푸시킨은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또다시 그리움이 되나니"라고 했어요.

슬픈 현재지만 꿋꿋이 이겨내고 나면 밝은 미래가 찾아오고 

또 고통의 시간은 추억이 되는 거죠.

그리운 아름다운 추억 말이에요.

푸시킨은 불안하고 두려운 현실에서도 인간 영혼의 본성을 무던히 신뢰하며 

삶을 긍정하려 했어요.

그는 오로지 현실이라는 불안의 늪을 건너 소망스러운 미래를 만나고자 했죠.

삶에 서툴러 좌절하거나 절망해 다 포기하고 싶을 때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되뇌어 보세요.

이 시는 위로 오르는 누구에게나 실패해서 다시 일어나려는 누구에게도 

위안과 용기를 주는 시에요.

어떤 삶이 든 추구하는 것과 현실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어요.

간단히 말해서 취미, 특기를 살려 그것 이직 업으로 이어지는 행운아가 있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취미와 특기와는 상관이 없는 분야에서 고달프게 일을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소속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때 손에 무언가를 쥐게 된다는 사실이에요.

행복은 하늘을 나는 듯한 자유를 찾는 것이에요. 

스스로 도전을 하면서, 실패를 하면서, 

다시 일어나 성취하면서 나만의 뿌듯한 자유를 찾게 되죠.

스스로 노력해서 나다운 자유를 찾았을 때 성취감, 만족감, 행복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죠.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리처드 버크의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것처럼

아무리 힘들어도 희망을 가지고 확신을 가지고 도전하며 살아야 해요.

어떤 위험 속에서도 멈추지 말아야 해요.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고 시간이 흐르면 눈물과 고통은 떠나가게 되어 있어요.

현재의 고통은 시간의 그림자일 뿐이에요. '견디면 이긴다'는 말에 확신을 가지세요.

첫 번째 기회는 몰라서 놓치는 거예요.

놓쳤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은 두 번째 찾아온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게 되죠.

기회를 성공으로 만드는 사람은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거라 생각하면 돼요.

그 주인이 되는 것도 나의 선택에 달려있죠.

운명은 스스로 만드는 거예요.

확고한 신념, 자신감,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 실천하는 행동이 운명을 바꾸죠.

운명은 도전하는 사람에게는 약하고 망설이는 사람에게는 강하니까요.

#. 이 글은 김정한 신작 [ 난 그대를 만날 때보다 그대를 생각할 때가 더욱 행복합니다 ]에 수록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