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대고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수천수만 번 뱉어도

목에 가시 하나 걸린 듯

속 시원하지 않다

가슴이 터질 것 같이 아파

움켜쥐어짜고 또 짜며

울고 또 울다가

뇌 장애로 넘어간다

한 발짝

걸을 힘조차 없어

흐르는 대로 내버려 둔다

이리 둘러보고

저리 둘러봐도

세상에 나만 외톨이 같다

시간과

힘겨루기를 시작한 뒤

점점 가슴속에서 사라지고

기억에서 잊혀 저 간다

가끔

이따금씩 생각난다

억지로 기억해 보지만

뿌연 안갯속에

흐릿한 그림자뿐

피식 웃고 만다

(2017/04/23 마음의글 김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