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 오는 소리에 ♥

 
봄이 온 설렘에

무작정 밖에나가 길을 걷는다

언제 이렇게

자연을 벗 삼아 걸어 보았는가

힘겨운 삶에

푸념과 한숨으로

달빛에 마음을 적셨던 허무한 시간이

왠지 부끄럽고 쑥스럽기만 하다

지나가는 바람이

겸손하게 봄을 초대하니

앙상했던 나뭇가지에서

새순이 살금살금 고개를 들고

흙냄새 풀냄새가

코끝에 정겹게 묻는다

나도 이젠

마음을 활짝 열고

어둠 속에 꼭꼭 숨겨놓았던

옹졸했던 마음

미워했던 마음

원망했던 마음

서글펐던 마음을 버리고

소박한 마음과

다정한 친구가 되어

맑은 물길 따라

가볍게 흘러가야겠다

(2017/03/30마음의글 김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