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노을이..





온사물을 붉게 불들여놓을때쯤..





그곳으로 가보았다.















햇빛을 담은 호수의 물이..





금빛으로 너울거리며 빛을 바랄때..





그것을 바라보는 두눈은..





너의 부재를 그리워하는





가슴을 다독거려줬다..













벤치위에 앉아





허전한 마음으로..





담배를 한대 물곤..





허공을 향해 연기를 내뿜었다.











평소같았으면..





아름다움의 충만으로..





너와나를 행복케 했을..





이 잔인한 풍경은..





오늘따라 더욱 차갑고 날카롭게..





내 심장을 베어온다.











낙엽이 떨어져 부서져도..





조용히 불어오는 소슬바람도..





바람에 쓸려 옆으로 누운 들풀마저도..





평소의 그 예사로움은 아닐지언데,











슬픔이란 시야 너머에 맺힌 풍경은..





뻐져리는 아픔으로 내 시력을 멀게하고,











후회라는 차가운 바람은..





미련한 그리움 조차 얼게한다.













문득,





아무도 달래주지 못한 내 옆자리에 놓인..





붉은 공허함을 살펴보았다.











조금씩 짧아가는 그림자에,





이제 저 해도 기울어 간다는걸 느낄수 있었다.









난말야..











저 해가..저물때까지..





이곳을 바라보고 싶었다.













너에대한 그리움이..





저무는 모습을..





내 망막에 맺히게 하고싶었다.









안다..







이런 쓸데없는 사색조차..





추억을 지우고 다시 일어선 내겐





호사한 사치일지도 모르지만,











쓰라린 아픔 지우고,





반듯히 곧게 선 너에겐..





사치스런 여유일지도 모르지만,











참으로 우스운건,









시간이 흐를수록..





혹은, 오후가 저물어 갈수록..







저 붉은 태양조차 저무는데..











왜난..시간이 흘러도..





그리움 끝에 선 넌..





계속 타오르기만 할뿐일까..











잔인하도록 화창한 오후가 질수록..





왜 더 간절해지는것일까..













날이 저물고..







시간이 갈수록..







짙어지는 네 향기..













담배 한개비와 한숨으로..







뿌옇게..







날려버리고 싶건만..













내 가슴속 풍경에선,













너라는 사랑이 떨어져 부서지는것도.



바람에 실려오는 네 향기도..





향기에 쓸려 옆으로 누운 그리움마저도..













참 예사로운..





오후다.













미련이라는 칼날이 도려낸..







바보같은 눈물샘에,







나 지금이라도 덜컥 울고싶지만..









내 오늘은 참으리다..













이별한 날에는..







그리움도 죄가 되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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