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만남 중 인연의 매듭이 엉키고 꼬여 풀기 어려운 숙제로 남을 때가 있다. 그러한 까닭으로 나는 2개월동안 혼돈상태였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겪는 혼돈의 무게는 실로 엄청난 것이어서 광야의 모든 바람과  바다의 모든 해일이 내게 덮쳐왔다. 그러나 나는 대항 할 수 없는 한낱 작은 조각배에 불과했다. 

영혼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맨살,   여기저기 긁힌 상처는 쓰라림이라는 고통을 가져왔으며, 말 한 마디에 베이고 말 한 마디에 웃는 천국과 지옥 사이를 오고 갔다.

그것은 내 안 의식의 관절이 부러지는 통증이었고  자신의 몸에서 살갗을 뜯어내고  밖으로 나오는 꽃송이의 희열이었다.  

내 삶을 돌아보니 이러한 상처의 절정은  7년여만에 내게 다시 찾아온 것이었다..  때문에  내 몸을 밟고 통과하는 그 시간들과 함께 살아있는 자의 고통스런 축복을 누릴수밖에. 

쉼없는 욕구, 쉼없이 되풀이 되는 결핍, 한없는 곤궁 누군가는 이러한 증상들에 대해 사랑이란 단어를 끌어다 내게 선물할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분명한 것은 매듭과 사랑은 구분된다는 것이다.  더 솔직히 말한다면  다 고백할 수 없는 복선의 미학이다. 

점점 시들해지는 몰골.
자아의 가슴은 멍이들었고  의식의 관절에서는  부식하는  소리가 들렸다.

어느 날

이러한 내 삶이 안스러운지 스턴은 '자기의 지혜 1온스는 다른 사람의 정신 1톤 만큼의 가치가 있다'며 깃발을 펄럭였다.

어쩌면 이 깃발은 오래전부터 펄럭였으리라. 다만 내가 보지 못했을 뿐.
모든 것이 숙연해지는 순간이다.

가만히 돌아보면 하나의 지혜를 얻는 것 또한 그냥 온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분명 장애물을 건넜으리라.

하여, 파도가 없는 잔잔한 바다는 유능한 선장을 만들 수 없다고 했던가!

아, 그렇다면  나는 성숙하기 위해 다가온 인연과 부딪치며 인생을 항해(航海)하는 또 하나의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리라!

그 기술 습득을 위해  밤낮으로 그렇게 끙끙 앓아야 했다니....

하지만 또 모른다.  이제 겨우 평상심에 가까워진  내 마음을 열고 들어와 "그까짓 것이 찬란한 고통이더냐? 라며 "더 큰 장애물을 불쑥 내미는 일이 생길지도......."

이제 두렵다. 공간과 공간 사이에서, 광야와 광야 사이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인연의 끈.....

그 오묘한 연속의 굴레가 두려운 것이다. 

그  끈은 마치 거미가 줄을 뽑아내듯 신비한 것이지만  그 속에는 기쁨과 행복 그리고 함정이 함께 도사리고 있다.

또다시 그런 인연의 함정에  빠지거든 난 내게 말하리라.

신이 인간에게  많은 선물을 주셨지만 그중 가장 유용한 도구는 지혜와 진실된 사랑이라고.

그것만이 잠긴 모든 것을 열수 있는 만능 키(Key).

나 자신을 대하듯 상대를 대하는 것...

그리고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것 또한 잊지 않으리.

글: 시인 조윤주 : 홈피(http://user.eandong.net/juno7612)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