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니 -글/ 정진출



만약 내가 할수만 있다면
어머니 나이도 대신 내가 먹었으면
좋았을 거예요
어머니의 주름살도 대신 내 얼굴에
붙이고 싶었어요

그러나.......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어머니 혼자서 다 먹으시고 붙이시고
저 보다 먼저 가셨어요
내가 자라서 돈 많이 벌어서
효도 한다는 말이
모두 거짓말 이였나봐요

세상에서 어느 분이
우리 어머니보다 인자 하시던가요?
하늘아래 그 무엇이
어머니보다 높다 할까요?
하늘 아래 그 무엇이
어머니보다 넓다 할까요?
먼산 바위는 그 웅장함을
영원히 간직하고 있는데
바위보다 더 웅장하신 어머니의 모습은

왜?.....
희미한 그림자 처럼
제 마음에만 숨겨 있나요
어머니 길 걸어가실 때
자전거 타고 옆을 그냥 지나갔던 일이
지금 가슴이 저리도록 아파옵니다
지금 옆에 계신다면은
좋은 차 옆에 모시고
꽃 길을 달리고 싶어요

그러나....
옆에는 다른 사람이
대신 타고 있어요
난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후회할 마음만
가슴칠 마음만
용서받을 마음만......
무릎끓고 가슴 조이며 울고 있어요

나는 어머니가 늙으시는 것이 싫었어요
그래서 어머니를 미워 했어요
어머니가 진정 미워서 한 것이 아니였어요
어머니를 너무 사랑하였기 때문이었어요
지금은 후회의 눈물이 볼을 적시네요

그 때에는 욕심 때문에
용돈 몇푼 드리지 못했어요
조금만 드려도 입이 마르도록
칭찬 하시던 우리 어머니
지금은 조금 더 드릴 수 있는데
환하게 웃는 어머니 모습도
어머니 손도 보이지 않아요

어머니
지금은 학교 문방구 앞에
생화가 많이 있어요
그때 조화로 만든 꽃 한 개
사들고 와서 가슴에 달아 드리면
어머니는 기뻐 좋아 하셨지요
남들이 하길래 덩달아 따라서 한 것인데
그러나 어머니는 환한 웃음 지으시며
기뻐 하셨지요
어머니 그때 기뻐하신 마음은
남들 따라 덩달아 좋아하신 것이 아니지요

어머니는 좋은 것 치마속에
형들 몰래 감추어 가지고 오셔서
조용히 먹어라 하시며
가만히 속삭이시던
어머니의 음성이 다시 듣고 싶어요

항상 마음에는
어머니가 계시는데
제 입에서
저의 눈에서
어머니가 떠난 지가
아주 오래 되었네요
그것마저 가끔씩
잊고 살 때가 많답니다

울고 싶을 때 어머니 앞에서 울었고
속이 상할 때
어머니 앞에 쏟아 놓았고
괴로울 때 어머니께 말씀드리면
어머니는 함께 울고
함께 괴로워 하셨지요

어머니 지금은
울고 싶어도 혼자 울어야 해요
속이 상해도 혼자 먼 산만 바라보아야 하고
괴로울 때
혼자 몸부림쳐야 하네요
어머니를 다시 만들 수 있다면
옛날 그 모습
그대로 만들고 싶어요

어머니
그러나 부질없는 욕심 뿐이예요
난 지금......
우리 어머니가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