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 치는 고스톱
김종한 2005.02.08 17:37:53
사업을 하다 보면 흔히 있는 일이다.
거래는 회사 대 회사가 하는 것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면 거래 안의 거래라는 것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가장 흔한 것이 특정인에 대한 접대인데,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별로 달가워 하지 않는 추세로 흐르는 것 같다.
요즘엔 접대 받는 직원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해고까지 하는 곳도 늘어나는 것 같다.
접대를 주고 받는 중에 생기는 부조리는 물론 결국 회사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비합리적인 요소를 근절하기 위한 장치이지만 때때로 특정 계급(회사라는 것이 어차피 계급사회니까) 이상만이 접대를 독식하기 위한 장치로 악용되는 경우도 있다.
나는 누구와 거래를 하든 신용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기 위해 애 쓴다.
구두이건 서면이건 원칙적으로 거래상의 약속은 내가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지켜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한 어떤 회사와든 거래를 시작하면 상대 회사의 사정은 물론 담당자의 사정까지 헤아려 가급적 상대를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회사의 마인드와 담당자의 마인드는 좀 차이가 있지만 때때로 상대의 포지션에 따라 평등하지 못한 계약이 체결되는 경우도 있다.
이 때 담당자가 개인적으로 미안한 감정을 갖고 말 한마디라도 친절하게 하려 노력한다면 나는 상대 회사보다 담당자를 위해 성심껏 거래에 임하고 그의 실적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한다.
그것은 결국 담당자 마음에 많은 거래처 중 우리 회사가 항상 최우선으로 자리를 잡아 경쟁업체보다 여러 유리한 정보를 얻는 수단이 된다.
물론 이것은 접대나 금전적 뒷거래와는 분명 다르다.
상대 회사의 규모나 거래량에 의한 차별 또한 없다.
사업을 하면 할수록 회사의 간판이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의 마인드라는 것을 절감한다.
상대 회사의 재무제표나 인원, 과거의 실적 등이 거래 전 중요한 참고사항인 것은 맞지만 그런 것만으로 거래 여부를 결정하고 이기적 주장을 내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원모집 서류 전형에서 이력서상에 특정 대학 출신이 아닌 경우에는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던 과거의 행태가 숨은 진주를 사장시키는 병폐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게딱지만한 사무실에 조잡한 아이템으로 사업을 하는 경우에도 사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궂이 법인을 선호하는 것은 위와 같은 이유에서도 상당 부분 기인한다고 본다.
구성원의 마인드의 중요성을 언급하다보니 다소 주제를 벗어난 것 같다.
아무튼 위에서 회사든 담당자든 여러가지 형태의 상호 신뢰가 거래(사업)상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누구나 건전한 경영과 마인드로 나의 거래처가 오래도록 존속하며 상호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사업에는 온갖 더러운 것들이 끼어들게 되어 있다.
상품력이나 정상적인 영업력에 의해서만 거래가 성사되고 모든 사람들이 신뢰를 중요시 한다면 그보다 바람직한 것이 없겠지만, 사업을 하다 보면 물건을 팔아먹기 위해 뒷거래에 말려들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가장 흔한 것이 담당자가 특정 납품업체에 이익을 주고 납품업체는 담당자에게 뒷돈을 주는 경우이다.
즉, 담당자는 자신이 속한 회사의 직원의 역할과 동시에 커미션을 받는 브로커 역할까지 하는 것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세상에 밑지고 장사하는 장사꾼은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뒷거래는 결국 유통 경로가 하나 더 추가되는 것과 같은 모양새가 되고 그런 브로커를 둔 회사의 경쟁력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이런 경우는 현재와 같이 심각한 불경기가 지속되고 평생직장의 개념이 파괴되어 직장인들의 회사에 대한 기대나 충성심이 약화된 시점에 더욱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더 나아가 판 자체가 짜고 치는 고스톱 판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A'라는 기업은 제조업체이다.
'a'씨는 'A'사의 임원이다.
'A'사는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사업의 성격이 다른 'A-1'이라는 유통업체를 자회사를 신설하기로 하고 'A-1'사의 대표이사로 그동안 많은 신망을 쌓아온 'a'씨를 임명한다.
'a'씨는 의욕도 있었지만 그저 임원으로 있을 때와는 다른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내가 책임을 맡은 회사가 혹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올리면 어쩌지? 요즘같은 불경기에 과연 'A-1'사가 성장을 할 수 있을까? 만에 하나 얼마 못가서 회사가 문을 닫게 되면 그 책임이 고스란히 내게 올텐데... 그 후에 다시 모회사에서 지금처럼 일을 할 수 있을까? 이 나이에 새로 취직을 할 수도 없을텐데..."
'a'씨는 결국 자기 생각 않고 회사에 충성을 하는 쪽 보다는 자신의 위치를 이용하여 최대한 훗날을 대비하기로 한다.
'a'씨는 평소 잘 알고 있던 'b'씨를 통해 'B'라는 회사를 설립케 한다.
그리고 'A-1'사의 정보를 'b'씨에게 우선 전달하고 거래상의 모든 결정적인 특혜를 'B'사에게 준다.
'B'사의 이익의 일정 부분은 차명계좌를 통해 항상 'a'씨에게 전달된다.
얼마 뒤 'A-1'사는 'a'씨의 걱정대로 문을 닫게 되고 'a'씨는 웃으며 회사를 떠난다.
'a'씨가 현명한 것인지 아닌지는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판단이 다를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사업이 유통쪽이다 보니 위와 같은 유형의 거래 제안을 종종 받는 것이 사실이다.
거래 전 특혜를 제시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요구하는 경우 칼자루는 특혜를 제시하는 쪽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이런 제의가 들어오는 경우 나는 결코 망설이지 않는다.
내가 거절을 하면 그는 다른 거래처를 찾을 것이고, 자신의 비리 계획을 알고 있는 나를 어떠한 이유로도 보고싶어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을 나는 단순히 브로커로 보고 이익을 공유한다.
그러나 상대 회사에 대한 장기적 기대는 갖지 않는다.
짜고 치는 고스톱 판에서도 나의 신뢰와 양보에 대한 신념은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뒤가 구린 짓을 하는 사람과 그 판에 스스로 말려든 사람간의 약속과 규칙은 더욱 더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 중에는 똑똑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예상과 달리 큰 이익이 발생하기 전에 관계가 깨지고 자신도 망치는 경우가 더 많다.
일단 거래가 성사되고 이익의 공유가 발생한 후에는 칼자루의 주인이 바뀐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불필요한 욕심을 부리기 때문이다.
거래는 회사 대 회사가 하는 것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면 거래 안의 거래라는 것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가장 흔한 것이 특정인에 대한 접대인데,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별로 달가워 하지 않는 추세로 흐르는 것 같다.
요즘엔 접대 받는 직원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해고까지 하는 곳도 늘어나는 것 같다.
접대를 주고 받는 중에 생기는 부조리는 물론 결국 회사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비합리적인 요소를 근절하기 위한 장치이지만 때때로 특정 계급(회사라는 것이 어차피 계급사회니까) 이상만이 접대를 독식하기 위한 장치로 악용되는 경우도 있다.
나는 누구와 거래를 하든 신용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기 위해 애 쓴다.
구두이건 서면이건 원칙적으로 거래상의 약속은 내가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지켜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한 어떤 회사와든 거래를 시작하면 상대 회사의 사정은 물론 담당자의 사정까지 헤아려 가급적 상대를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회사의 마인드와 담당자의 마인드는 좀 차이가 있지만 때때로 상대의 포지션에 따라 평등하지 못한 계약이 체결되는 경우도 있다.
이 때 담당자가 개인적으로 미안한 감정을 갖고 말 한마디라도 친절하게 하려 노력한다면 나는 상대 회사보다 담당자를 위해 성심껏 거래에 임하고 그의 실적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한다.
그것은 결국 담당자 마음에 많은 거래처 중 우리 회사가 항상 최우선으로 자리를 잡아 경쟁업체보다 여러 유리한 정보를 얻는 수단이 된다.
물론 이것은 접대나 금전적 뒷거래와는 분명 다르다.
상대 회사의 규모나 거래량에 의한 차별 또한 없다.
사업을 하면 할수록 회사의 간판이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의 마인드라는 것을 절감한다.
상대 회사의 재무제표나 인원, 과거의 실적 등이 거래 전 중요한 참고사항인 것은 맞지만 그런 것만으로 거래 여부를 결정하고 이기적 주장을 내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원모집 서류 전형에서 이력서상에 특정 대학 출신이 아닌 경우에는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던 과거의 행태가 숨은 진주를 사장시키는 병폐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게딱지만한 사무실에 조잡한 아이템으로 사업을 하는 경우에도 사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궂이 법인을 선호하는 것은 위와 같은 이유에서도 상당 부분 기인한다고 본다.
구성원의 마인드의 중요성을 언급하다보니 다소 주제를 벗어난 것 같다.
아무튼 위에서 회사든 담당자든 여러가지 형태의 상호 신뢰가 거래(사업)상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누구나 건전한 경영과 마인드로 나의 거래처가 오래도록 존속하며 상호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사업에는 온갖 더러운 것들이 끼어들게 되어 있다.
상품력이나 정상적인 영업력에 의해서만 거래가 성사되고 모든 사람들이 신뢰를 중요시 한다면 그보다 바람직한 것이 없겠지만, 사업을 하다 보면 물건을 팔아먹기 위해 뒷거래에 말려들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가장 흔한 것이 담당자가 특정 납품업체에 이익을 주고 납품업체는 담당자에게 뒷돈을 주는 경우이다.
즉, 담당자는 자신이 속한 회사의 직원의 역할과 동시에 커미션을 받는 브로커 역할까지 하는 것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세상에 밑지고 장사하는 장사꾼은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뒷거래는 결국 유통 경로가 하나 더 추가되는 것과 같은 모양새가 되고 그런 브로커를 둔 회사의 경쟁력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이런 경우는 현재와 같이 심각한 불경기가 지속되고 평생직장의 개념이 파괴되어 직장인들의 회사에 대한 기대나 충성심이 약화된 시점에 더욱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더 나아가 판 자체가 짜고 치는 고스톱 판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A'라는 기업은 제조업체이다.
'a'씨는 'A'사의 임원이다.
'A'사는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사업의 성격이 다른 'A-1'이라는 유통업체를 자회사를 신설하기로 하고 'A-1'사의 대표이사로 그동안 많은 신망을 쌓아온 'a'씨를 임명한다.
'a'씨는 의욕도 있었지만 그저 임원으로 있을 때와는 다른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내가 책임을 맡은 회사가 혹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올리면 어쩌지? 요즘같은 불경기에 과연 'A-1'사가 성장을 할 수 있을까? 만에 하나 얼마 못가서 회사가 문을 닫게 되면 그 책임이 고스란히 내게 올텐데... 그 후에 다시 모회사에서 지금처럼 일을 할 수 있을까? 이 나이에 새로 취직을 할 수도 없을텐데..."
'a'씨는 결국 자기 생각 않고 회사에 충성을 하는 쪽 보다는 자신의 위치를 이용하여 최대한 훗날을 대비하기로 한다.
'a'씨는 평소 잘 알고 있던 'b'씨를 통해 'B'라는 회사를 설립케 한다.
그리고 'A-1'사의 정보를 'b'씨에게 우선 전달하고 거래상의 모든 결정적인 특혜를 'B'사에게 준다.
'B'사의 이익의 일정 부분은 차명계좌를 통해 항상 'a'씨에게 전달된다.
얼마 뒤 'A-1'사는 'a'씨의 걱정대로 문을 닫게 되고 'a'씨는 웃으며 회사를 떠난다.
'a'씨가 현명한 것인지 아닌지는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판단이 다를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사업이 유통쪽이다 보니 위와 같은 유형의 거래 제안을 종종 받는 것이 사실이다.
거래 전 특혜를 제시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요구하는 경우 칼자루는 특혜를 제시하는 쪽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이런 제의가 들어오는 경우 나는 결코 망설이지 않는다.
내가 거절을 하면 그는 다른 거래처를 찾을 것이고, 자신의 비리 계획을 알고 있는 나를 어떠한 이유로도 보고싶어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을 나는 단순히 브로커로 보고 이익을 공유한다.
그러나 상대 회사에 대한 장기적 기대는 갖지 않는다.
짜고 치는 고스톱 판에서도 나의 신뢰와 양보에 대한 신념은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뒤가 구린 짓을 하는 사람과 그 판에 스스로 말려든 사람간의 약속과 규칙은 더욱 더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 중에는 똑똑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예상과 달리 큰 이익이 발생하기 전에 관계가 깨지고 자신도 망치는 경우가 더 많다.
일단 거래가 성사되고 이익의 공유가 발생한 후에는 칼자루의 주인이 바뀐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불필요한 욕심을 부리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