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day
사랑합니다
1 외계인 2004.11.07 19:31:34
조회 720 댓글 7 신고
 밤 늦은 시각, 기숙사에 있는 오빠를 데리러 아빠가 집을 나섰습니다.
 
 그 때 전, 졸졸 따라가 밤길 구경하겠다고 차 뒷자석에 앉아 거리를 구경했지요.
 
 오빠의 학교 앞에 차를 받치고, 오빠를 기다리고 있자니
 
 정작 데리러 와 달라고 한 오빠는 나오지 않고, 학교 앞 교문은 잠잠~ 하더군요.
 
 그래서 전 라디오에서 작게 흐르던 음악 소리를 잘 듣기위해
 
 볼륨을 높였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들으며 차창밖의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다가 문득 앞을 보고
 
 왈칵 눈물을 쏟아 버렸습니다.
 
 음악소리가 좀 컸었는데도 불구하고 많이 피곤하신듯 운전자석 의자를 뒤로
 
 약간 눕이시고 새우잠 주무시던 아빠…
 
 차 안이 어두워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전 볼 수 있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하나 둘 빠지는 검은 머리를 대신해 그 자릴 매우고 있는 하얀 머리…
 
 어렸을때의 바다처럼 넓게 보였던 어깨가 어느새 구부정하게 되어 있는 모습을,
 
 전 어둠이 무색할 정도로 볼 수 있었습니다.
 
 어렸을때부터 부모님 앞에 펴 왔을 고사리 같은 내 손을 위해,
 
 당신들 머리 하얘지는 것도, 어깨가 구부정하게 되어가는 것도 지각하지 못하고
 
 아니, 알면서도 모른채 하며 일하셨을 부모님의 고생을
 
 아주 조금 정말 조금은 볼 수 있었습니다.
 
 그 힘들었던 나날을 한 숨 잠에 떨쳐버리긴 힘드시겠지만, 전 아빠를 위해 라디오 볼륨을
 
 낮추고 조용히 눈물을 삼켰습니다.
 
 그 때 오빠가 와 차문을 열었고 아빠가 잠에서 일어나셨습니다.
 
 평소에도 절 자주 괴롭혀 밉던 오빠가 그렇게 미워보일 수가 없더군요.
 
 전 아빠를 위해 해 드릴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만 할 수 있는게 있다면… 엄마가 집에 안계실 때 밥 차려 드리는 것,
 
 짬이 날때 아빠의 굳은 어깨를 일각이나마 주물러 드리는 것,
 
 밤에 잠 자기 전에 조용히 아빠를 위해 기도 드리는 것…
 
 이런게 고작입니다. 정말 작죠. 아직은 어려서 그런가봐요.
 
 아빨위해 돈 벌어 올 수 있는 나이가 아닌 걸 보면…
 
 혹시 아빠의 뒷모습을 보신 적… 있으세요?
 
 저처럼 어렸을때와 같지 않은 모습에, 아님 자신보다 곧지 못한 모습에
 
 놀라거나, 우셨던 분들 계실꺼에요.
 
 그 땐 우두커니 있지만 말고, 보약까지는 아니더라도 피로회복제, 하다못해 비타민 하나라도
 
 사 드리는 게 어떨까요?
 
 그동안 고생하신 것의 천분의 일, 만분, 아니 일억분의 일도 값을 치룰 순 없겠지만,
 
 마음을 담아 정성스레 드린다면 그동안 지은 죄값은 조금이나마 사라질 테니까요…
 
 비타민을 사 드리지 못할 경우엔 자신이 비타민이 되어 드리세요.
 
 아빠와 같은 공간에서 눈을 마주지치 않아도 마음을 마주하고 아무말 없이
 
 조용히 있어보세요.
 
 공기의 흐름을 타고 마음이 조금씩, 조금씩 전해 질테니까요.
 
 그 때… 이 말도 꼭 전하시길 바래요.
 
                    사랑합니다.
 
 
 =-=-=-=-=-=-=-=-=-=-=-=-=-=-=-=-=-=-=-=-=-=-=-=-=-=-=-=-=-=-=-=-=-=-=-=-=-=-=-=-=-=
 
   이상! 아무것도 모르면서 주절댄 중 3 이었습니다!!(^ ^)(_ _)(^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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