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어깨를 축 늘이고 있으면
뒤에서 살포시 날 안아주는 아이가 있습니다.
날 보며 생글생글 웃어주는 예쁜 아이......

하얀이를 들어내며 아무런 말없이 빙그레 웃어주고는
그 조그만 손으로 저 어깨를 조물락 조물락거립니다.
자기는 힘들지도 않는지 제가 웃으며 아유~~~시원해..라고 얘기할때까지
줄곧 웃으며 안마를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아침마다 문을 빼꼼이 열고 고개만 살짝 내밀고서 나를 부르는 아이.
저랑 눈이 마주치면 약속이라도 한 듯이 활짝 웃어주는 아이..
제가 버린 종이로 예쁜 꽃을 만들어 내밀어주는 아이...

하루는 수첩에 선생님 사랑해요...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요를 적어왔습니다.
그 밑에다 선생님두 하늘만큼 땅만큼 우주만큼 아주 많이 사랑해라고 적어 주었습니다.
그걸 본 그아이 아주 기분이 좋은지 그날은 아주 날아갈듯 교실을 방방 뛰어 다녔습니다.

아주 더운 날... 그날은 가만히 앉아 있어도 저절로 땀이 나는 아주 더운 날이였습니다.
수첩정리를 하는데 아주 뜨끈한 무엇인가가 저 어깨를 꾹 눌렀습니다.
무엇인가 했는데.....그 아이 손이였습니다.
아유~~~더워라라고 얘기했더니 얼릉 어디론가 뛰어갔습니다.
그리곤 몇 분뒤....... 이번엔 아주 시원한 무엇인가가 느껴졌습니다.
선생님~~~ 이제 시원하죠??? 하며 활짝 웃는 아이......
금새 화장실로 뛰어가 손에 물을 적셔 날 아주 시원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그 며칠 뒤 수첩 모퉁이 아주 좁은 칸에 그 아이의 글씨가 보였습니다.
선생님 우주만큼 땅만큼 하늘만큼 사랑해요. 끝이 없어요라고 적혀있었습니다.
끝이 없다는 소리가 얼마나 저를 행복하게 만들던지......
그리고 그 날 집으로 보내는 길에 그 아이를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그 아이가 저에게 속삭였습니다. 선생님 사랑해요.....끝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