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퀸’ 박지은(25·나이키골프)이 마침내 꿈에 그리던 메이저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몇년 전부터 박세리를 비롯해 우리나라 골퍼들이 점점 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다.



외신들은 우리나라 여성들이 골프를 잘 하는 이유로 다음과 같이 평했다.

끈기력과 바느질로 다져진 섬세함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뭘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본다.

바느질보다는 젓가락과 숟가락을 사용함으로써 다져진 섬세함이라고 해야 될 것으로 본다.

세계기능올림픽대회에서도 우리나라가 연승을 기록하고 있는 까닭도

어릴적부터 젓가락과 숟가락을 사용한 덕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얼마 전 우리 예빈이가 약 20개월 정도 되었을 때 옆집 아주머니가 예빈이에게 선물을 했다.

그 선물은 다름이 아니라 '짱구 숟가락'이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숟가락의 모양을 변형시킨 것으로써

아이들이 음식물을 흘리지 않도록 고안한 것이다.

그리고 '에디슨 젓가락'이라는 것도 있다.

이 젓가락은 젓가락의 손이 닳는 부분에 홈을 만들어 젓가락이 엉키지 않도록 한 것이다.

둘 다 음식물 흘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안한 아이디어 상품으로써

주부들에게 인기가 좋은 품목이다.



아내가 예빈이를 데리고 옆집에 놀러 갔는데 아마도 예빈이의 숟가락질이 서툴렀나 보다.

이를 보다 못한 옆집 아주머니는 일명 '짱구 숟가락'을 선물한 것이다.

그 정성이 고맙다고 아내는 그날부터 예빈이에게 그 숟가락을 쥐어 주었다.

그 숟가락을 사용하자 예빈이는 전에 비해서 음식물을 덜 흘렸다.

그러나 나는 아내에게 그 숟가락을 다시는 예빈에게 쥐어 주지 못하도록 했다.

그 이유로는 그 숟가락을 사용함으로써 당장은 편할지 모르나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 알고 있겠지만 어린이들의 소근육을 발달시키기에는

수저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없지 않은가?

어디 수저의 사용만이 아이들의 소근육의 발달을 돕겠는가?

종이접기, 퍼즐 맞추기, 블럭 쌓기, 연필로 글쓰기 등 그 종류는 너무 다양하다.

그러나 다른 것들은 우리나라의 고유한 것이 아닐뿐더러

일부러 시간을 내야 하는 놀이의 일종이지만

수저는 어쩔 수 없이 하루에 적게는 3번씩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되지 않는가?

즉 어떤 놀이를 통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과정인 것이다.

아마도 이런 전통으로 인해서 골프에서나 기능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본다.

어디 그뿐인가?

어릴적 잦은 손놀림을 통한 소근육의 발달은 어린이의 뇌를 발달시키는 촉매가 되어

수술을 잘 하는 의사를 비롯하여 미생물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탄생된다고 본다.

그리고 첼리스트 장한나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줄기세포를 연구한 서울대 황우석 박사팀도 마찬가지이리라.



나야 뭐 예빈이를 골퍼나 과학자나 기능사나 연주가로 키우코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숟가락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까닭은

음식물을 흘리는 것이 흉은 아닐 것이며 살다 보면 저절로 습득하기 마련이리라.

다만 그 수저를 사용함으로써 음식물을 덜 흘리기 때문에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향후 발달하게 될 예빈이의 가능성을 빼앗기 싫은 까닭이다.



음식물을 흘려도 좋다.

짱구같이 선한 말썽을 부려도 좋다.

아니 에디슨같이 실수하며 자라도 좋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