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는 모든 일의 근본이라고 합니다.

부모님이 근심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면 하는 일이 달 잘 이루어 집니다.

조선 중기 숙종 때에 김만중이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병자호란 때 순직한 김익겸의 유복자로 태어났습니다. 그러니까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를 여의었던 것이지요.

그는 어려서 어머니께 글을 배웠고, 숙부의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과거를 보아 장원 급제를 하고 벼슬길에 나아갔습니다.

그는 암행어사가 되어 경기도 지방과 삼남 지방을 돌아보고, 점점 벼슬이 높아져서 대제학, 대사헌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임금님의 미움을 받아 멀리 남해로 귀양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자식이 슬퍼할까봐 조금도 괴로운 내색을 하지 않고

"내 걱정일랑 조금도 하지 마라. 나는 네가 옳다는 것을 믿는다.

언젠가는 상감께서도 널 용서하실 터이니 아무 근심말고 가거라."

하고 오히려 아들을 위로했습니다.

"예, 어머니, 부디 평안히 계십시오. 소자 다녀오겠습니다."

김만중도 어머니가 슬퍼하실까봐 조금도 근심스럽지 않은 듯 태연히 작별 인사를 올리고 귀양 길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정말로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이 아팠습니다. 아버지 없이 홀로 온갖 고생을 하며 길러낸 자식을 멀리 보내고 외롭게 살아야 할 어머니를 생각하면 슬프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는 귀양지에서 어떻게 하면 어머니를 위로해 드릴까? 하고 생각하다가, 이야기책 읽기를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날마다 눈이 어두워지시는 어머니가 쉽게 읽으시도록 우리 글로 써야지."

김만중은 어머니가 읽기 쉽도록 한글로 '구운몽'이라는 소설을 썼습니다. 그리고 편지와 함께 조금씩  조금씩 어머니께 보내 드렸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써서 보내 주는 소설을 읽으면서 다음 이야기가 어찌나 재미 있는지 빨리 다음 이야기를 읽고 싶다고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시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소설을 써서 보내드리는 동안 3년이 흘렀고, 그는 귀양에서 풀려 났습니다. 효성이 지극한 김만중은 어머니를 위하여 쓴, 위대한 문학 작품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