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산의 봄 소리**


명금폭포 떨어지는
양(量) 적은 물줄기는
바위 끝에 매어 달린
고드름의 눈물 소리처럼

가냘프고 맑은 봄 소리는
겨울을 뚫고 잉태하는
태아들의 움직임 소리인가

빙벽들이 녹아내려
날카로운 석순 같은 얼음순은
자연이 만든 환상의 예술품

얼음으로 창조한 조각 예술작품
아름답고 매끄러운 모습은
샤워하는 여인의 라(裸)상같이
속살을 들어낸 수줍은 모습

흐르는 세월 변하는 계절 속에
봄 소리내며 계곡을
소리내어 흐르고

산아래 도선사의 목탁소리
산야에 메아리쳐
계곡 물소리와 함께 어우러져
심금을 울리는 합주곡의 여운은

산 좋아 찾아드는 객들의
가슴속 깊숙이 설레게 해놓고
아지랑이 한아름 담아
우리 님께 봄소식 전하려 하네

2004.02.24.性空 김기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