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어떤 결혼이 최고 평점인 A플러스를 받을 수 있을까?
어려운 질문이다.

결혼이란 인생에 관한 주관식 시험인데다 사람들마다 그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다 갖춘 결혼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혹시 그런 결혼이 있더라도 권태라는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평탄한 삶은 한 동안은 괜찮지만 장기적으로는 몹시 지루하기 때문이다. 예기치 않은 행동을 해서 지탄을 받는 사람들도 어쩌면 인생의 지루함에 지쳐 소동을 벌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급변하는 가치관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장 위협을 받고 있는 인간관계 중의 하나가 결혼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결혼을 하고 또 그 결혼을 유지해 보려고 나름대로 애를 쓰는 것일까.
"이것저것 생각하기 싫어.”
이즘 젊은이들의 당돌한 대사다.

중년의 대사는 더 심각하다.
"너무 바빠서 무슨 생각을 할 시간이 없습니다.”
영화도, 심지어는 책까지도 생각 안 하게 해줄수록 전망이 좋다.
그렇지만 살아가면서 생각하기 싫어도 생각해야만 할 때가 있다.

결혼과 마주쳤을 때가 바로 그렇다.

결혼의 A플러스는 어느 교수, 혹은 사회가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해서 매기는 점수이다.
다른 사람들의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나와 배우자만 결혼이라는 대모험의 중심인물이기 때문이다.

- <월간 가정상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