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파트너 제도는 1985년 시작됐다. 1988 캘거리동계올림픽과 1988 서울올림픽에서 올림픽 파트너 제도가 처음 적용됐다. 1985∼1988년의 1기에는 9개 업체가 9600만 달러(약 1092억 원)를 냈지만 이후 계약 규모는 계속 커졌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과 2012 런던올림픽이 포함된 7기(2009∼2012년)에는 11개 업체가 9억5000만 달러를 부담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개최되는 4년(2013∼2016년) 동안 IOC가 올림픽 파트너로부터 받는 돈은 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넘어 11억 달러(약 1조2512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다음 4년(9기)에는 토요타가 새롭게 월드 와이드 파트너로 참여할 예정이다. 2017년부터 2024년까지 8년간 계약 금액은 1000억 엔 규모로 알려졌다.

올림픽 파트너는 막대한 돈을 IOC에 내는 만큼 다양한 특권을 부여받는다. 각 분야에서 독점적으로 올림픽 마크를 모든 IOC 가맹국에서 사용할 수 있고 올림픽 운영과 관련된 제품을 조직위원회에 우선적으로 납품할 권리를 가진다. 올림픽 기간 중 TV광고, 옥외광고, 홍보관 사용 등에 대한 우선권도 보유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지만 삼성이나 LG TV는 공급되지 않는다. 파나소닉이 TV를 비롯한 영상·음향(AV) 제품 분야의 올림픽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무선통신 장비, 컴퓨터 장비 분야의 올림픽 파트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프린터, 무선통신 장비를 공급한다.

삼성전자는 리우올림픽에 참여하는 각국 선수단 1만2000여 명에게 ‘갤럭시S7엣지 올림픽에디션’과 무선 이어폰 ‘기어 아이콘X’를 나눠준다. 삼성전자는 리우올림픽에서 8월 초 공개되는 갤럭시노트7 마케팅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부터 브라질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비자카드와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어 올림픽에서도 삼성페이를 홍보할 수 있다.

올림픽 파트너는 우선 협상권 또한 보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비(非)알코올 음료 분야의 올림픽 파트너인 코카콜라가 올림픽 파트너를 그만두지 않는 한 경쟁사인 펩시콜라가 올림픽 파트너가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코카콜라는 1928년부터 올림픽을 후원해 왔고, 1986년 이후 올림픽 파트너를 유지하고 있다. 비자카드(1986년), 파나소닉(1987년), 맥도날드(1997년) 등 장기간 올림픽 파트너를 유지하는 기업이 많다. 삼성전자는 1997년 올림픽 파트너가 됐고, 계약기간은 2020년까지다. 삼성은 올림픽 공식 후원 등을 통해 브랜드 가치가 급상승했다. 브랜드 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1999년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31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453억 달러로 나타났다.

올림픽 파트너 아래로 올림픽조직위원회가 모집하는 로컬 스폰서가 있다. 로컬 스폰서는 올림픽 파트너와 경쟁하지 않는 분야의 기업이며 마케팅 권리는 올림픽 개최국으로 한정된다. 리우올림픽의 로컬 스폰서는 4단계로 돼 있다. 닛산, 브라데스코은행, 브라질 국영 우편회사 코헤이오스 등 7개 기업은 공식 스폰서(Official Sponsors)이고 라탐항공, 시스코 등 11개 기업은 공식 서포터로 계약했다. 그 아래로 공식공급사 25개, 공급사 5개가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라질은 로컬 스폰서를 통해 목표했던 30억 헤알(약 1조70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브라질 경기 침체 등으로 로컬 스폰서는 대부분 현물로 후원했다. 현물 제공이 60%가 넘어 조직위가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위는 현물과 현금 비율을 5 대 5로 예상했었다.

로컬 스폰서는 마케팅 지역이 제한적이다 보니 개최국 경제 규모, 경제 상황 등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글로벌 대기업보다는 개최국 기업들이 참여한다.

IOC 자료에 의하면 2008 베이징올림픽은 51개 업체가 로컬 스폰서로 참여했고 조직위는 역대 올림픽 중 가장 많은 12억18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중국국제항공공사(에어차이나),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 시노펙, 중국은행, 하이얼 등 중국의 대기업이 로컬 스폰서의 주축을 이루었다. 여기에 폭스바겐, 아디다스,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 대기업도 참여했다.

소치동계올림픽은 46개 기업이 로컬 스폰서로 참여해 11억8900만 달러를 협찬했다. 동계올림픽 중에는 최대 규모다. 러시아 국영항공사 아에로플로트, 러시아 국영통신사 로스텔레콤, 러시아 국영석유회사 로즈네프트, 러시아철도공사(RZD), 러시아 최대 국영은행 스베르방크 등이 참여했다. 2012 런던올림픽은 42개 업체가 11억5000만 달러를 지원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로컬 스폰서 유치 목표가 9400억 원으로, 현재까지 78% 정도 달성했다. 그러나 현물이 70%가량이기에 현금이 부족해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T, 대한항공, LG, 노스페이스가 티어1인 공식 파트너이고 삼성생명, 삼성화재, 쌍용정보통신, 네이버, EF(Education First)가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다.  

 

올림픽 스폰서 기업의 등급

스폰서 기업들은 크게 월드와이드 파트너, 공식 스폰서, 공식 서포터, 공식 공급사, 공급사 등 5단계로 등급이 나뉜다. 등급에 따라 부여되는 홍보 권한이 다르다. 월드와이드 파트너만이 오륜마크를 모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가맹국에서 사용할 수 있고, 올림픽과 관련된 제품을 대회조직위원회에 우선적으로 납품하는 등 공식적인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다. 이번 리우올림픽의 월드와이드 파트너 기업은 코카콜라, 삼성전자, 파나소닉, 비자카드, 아디다스, BMW, 맥도날드, 오메가, GE, 다우, P&G 등 11곳이다. 다른 기업들은 공식적인 활동을 할 수는 없지만, 올림픽의 분위기 속에 ‘매복’하면서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올림픽과 관련된 TV광고를 하거나, 출전하는 개별 선수를 후원하는 방식 등을 통해 기업 홍보를 하는 앰부시 마케팅(Ambush Marketing)을 전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