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 박대통령 ‘개헌 블랙홀론’ 반박
정세균(사진) 국회의장은 26일 20대 국회가 민생과 안보 현안을 처리하며 동시에 개헌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장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개헌론과 관련해 “개헌은 여러 현안 중 하나로, 이를 최고의 우선순위로 놓고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며 “우선 20대 국회가 감당해야 할 일은 역시 민생이고, 동시에 다른 일도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회나 정치권이 개헌 논의를 할 때 개헌에만 몰두하고 다른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다면 이는 너무 능력이 부족한 것”이라며 “국회가 개헌을 논의하면서 민생을 챙기는 데 하등의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가 시작되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여러 현안들을 동시 병행 추진하는 ‘멀티 트랙론’을 내세워 반박한 것이다.

정 의장은 자신이 지난 13일 개원연설을 통해 개헌론을 제기한 이후 박 대통령이 지금까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개헌은 어느 정파나 일부 국민의 문제가 아니고, 그야말로 국가에 관한,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대사안”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필요한 때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게 순리다. 그게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에는 개헌 이야기가 나오면 청와대가 부정을 했는데, 아직은 그런 것이 없어 그나마 다행”이라며 “민심과 국회의원들의 어떤 공감대가 형성되는데, 청와대도 이를 다시 생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일하는 국회 만들기’와 관련해선 국회 상임위원회 운영 과정에 기업식 ‘성과 관리제’를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그는 “입법 부진을 두고 국회선진화법 탓만 해서는 안 된다”며 “상임위의 입법을 독려하며 실적을 공개하는 등 성과 관리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에 대해서도 “시민사회, 언론, 학계 등 국회 밖의 많은 분이 참여하는 의장 직속위원회를 만들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기득권 조정작업이 가능하도록 작업에 착수하겠다”며 “위원회 안을 만들고 의원들 동의를 받아 신속하게 작업을 진행할 작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특권 내려놓기를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불체포특권 문제”라며 “부정·비리에 연루된 사람을 국회가 보호하는 일이 없도록 정상화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