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탈세ㆍ변호사법 위반 입증 위해

수임료 정확한 규모ㆍ흐름 정밀조사

내일 피의자 신분 소환 조사키로
 

정운호(51ㆍ수감 중)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로비 의혹에 연루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가 2,400억원대 유사수신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업체의 주주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이 회사가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자 변호를 맡기도 했다. 검찰은 27일 홍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키로 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홍 변호사는 2011년 9월 변호사 개업 시점을 전후해 국내 3위 양돈업체인 D사에 거액을 투자했다. 법률자문, 민ㆍ형사소송 대리인 등의 역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2013년 D사는 서울중앙지검 서민생활침해사범 합동수사부의 수사를 받게 됐다. 2009~2013년 “어미 돼지 1마리당 500만~600만원을 투자하면 새끼돼지 20마리를 낳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거짓말로 1만여명의 투자자들을 속여 2,40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가 검찰에 포착된 것이다.

홍 변호사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투자금을 자본금으로 전환, D사 주식 2만주를 보유한 주주가 됐고 변호인으로서 적극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홍 변호사는 사건 수임료 명목으로 4억1,000만원가량을 받았다고 매출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관의 ‘약발’은 그다지 먹히지 않았고 D사 대표 최씨는 기소를 면치 못했다. 최씨는 1ㆍ2심에서 유사수신 부분은 무죄가 됐으나, 4억원대의 회삿돈 횡령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현재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그러나 홍 변호사가 최씨의 변호인으로 활동하는 대가로 신고액보다 더 많은 액수의 돈을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D사의 후신인 B사의 주주명부에도 올라와 있는데, 변론 활동의 대가로 주식을 받았을 개연성도 있다. 검찰은 조만간 최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27일 오전 10시 홍 변호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와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 검찰은 그동안 홍 변호사가 선임계 제출 없이 이른바 ‘몰래 변론’으로 챙긴 수임료의 정확한 규모, 해당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는 등 탈세 혐의 입증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부동산 관리업체 A사를 사실상 운영하면서 천안과 용인 등의 오피스텔 67가구를 본인 및 가족 명의로 사들이는 등 부동산 투자에만 100억원대의 돈을 쏟아 부은 것과 관련, 미신고 수임료의 ‘세탁 통로’로 활용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469&aid=0000144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