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불륜이라고 하면. 색안경부터 쓰고 볼테지? 

나도 그럴때가 있었으니...

아무 문제 없던 우리부부는 아니고,

하나부터 열까지 잘 안 맞는다 누가 그러더라 로또같다고.. 안맞아도 넘 안맞는다고

그래도 애들 셋이라는 나의 멍에때문에 불륜이라는걸 엄두도 못냈는데..

이제 오십을 바라보며. 갑자기 짠 하고 나타난 남자에게 내 맘의 문을 열었다.

물론 처음 본 남자를 무작정 내가 좋아했을리는 만무.

그냥 이 남자는 뭐지? 왜 나를 이용하려고 하는거지? 그런 불순한 생각들도 한 5개월은 족히

경계하며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그럭저럭 지냈다.

한잔두잔 술을 마시면서 본심을 말하고, 순간순간 내가 했던 말들을 기억해주면서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그 사람의 하나하나의 배려심이 나를 감동케했다.

내가 이 나이에 유부녀인데  다른 남자를 바라볼꺼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내가 바라보고 있구나....그리고 그냥 좋다고 지금 순간 생각하고 있구나...

어제 간만에 산보를 하자고 했다. 운전은 내차로..

산행을 할라치면 으례 막걸리 마시는걸 기본으로 아는 남자이기에

운전을 하는 내가 막걸리를 안 먹으면 되니깐.. 파전만 축내면 되니깐..ㅎ.ㅎ.ㅎ.

그러곤, 나는 그를 모시고, 속리산행을 갔고, 주차비를 내가 계산하고.

실은 그가 만원짜리를 냈지만, 내가 천원짜리로 바꿔내면서 그에 주머니에 찔러넣었다.

그리고, 다시 속리산 입장권을 사려고 하는데..잠시 실갱이.. 아공 그가 승.. 결국 입장권을 그가 사고

나는 동동주랑 파전을 사리라 굳게 맘 먹고 갔는데..에휴..

그것도 역시 실패.. 동작 빠르게 그가 계산을 했다.

아차. 어묵은 두개 2천원 내가 했다..ㅎ.ㅎ.

그리고 예쁜 가을을 담은 장소에서 인증샷도 하고, 물론 둘이 함께 사진을 찍지 않았었는데

어제 처음으로 두장을 남겼다.. 그의 폰에.. 살며시 걱정도 되었는데.. ㅠㅠ.

서로의 독사진을 서로의 폰으로 찍어주기만 했었는데.. 어젠 둘이 사진을 찍어서인지..더욱 친해진 기분이다.

그리고, 둘이는 세조길을 돌아돌아 올 가을의 단풍들과 인사를 하고 주차장으로 왔다.

ㅎㅎ. 나올때 길가에 낙엽들이 있는 쪽으로 자꾸만 나를 끌고갔다. 그리고 나에게 그쪽에서 걷도록 유도하길래

왜 자꾸이러냐구했더니. 내가 전에 그랬단다.. "낙엽밟는 소리가 좋다고, 그리고, 낙엽태우는내음과 진한 커피한잔의

그리움"이라는 말이 생각이 났단다. ㅎㅎ. 무심코 내뱉은 말들도 그는 담아두나보다.

그래서 어젠 실컫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간듯하다.

그리고, 집엘 와서. 오전에 못다한 일들을 그가 도와주었다.

어려운 가정에 물품 전달을 하려고 했던 계획이 있어서리. 두가정에 전달해야하는데, 쌀과, 휴지, 그리고, 라면한박스,주방세제를 전달하는데 혼자서는 힘에 부치는 일을 그가 함께 도와줬다. ㅎㅎ. 정말정말 나에겐 은인이다.

백마탄 왕자님보담 더 좋다. 왜냐면.. 내 이야기를 하나하나 다 들어준다.

그리고,가끔 대화를 나누다보면 서로 생각하고 추구하는 일들이 넘 비슷하다.

그가 가끔 농담으로 흘린다. 왜 이제서야 만났을까?

그리고, 한달에 한두번 서울 출장을 가는데.. 스카프 등등을 보면서 사다주고 싶지만

내가 어찌 생각할지 매번 만지작만 하다 왔다고 말을 한다..ㅎ.ㅎ.ㅎ.

어제 첨으로 "나 사주세욤..." 말을 했다. 다음 서울 출장이 기대가 된다.

그는 이십대에 만났더라면, 우린 얼마나 좋았을까?

ㅎㅎ. 내가 각자 갈길이 있는거라고 말하면.. 십년전에만 만났더라도 지금보다 훨씬 행복하게 해줄수 있을거란다.

아니 난 지금이 더 좋다고했다.

그땐 내가 그를 눈에 안두었을테니..ㅎ.ㅎ.ㅎ.

그리고 그는 가끔 꿈에 내 이름이 아닌 직함을 불러댄단다..ㅋ.ㅋ.ㅋ.

난 단한번도 그가 꿈에 나타난적이 없는데..조금은 미안하넹..

아내가 ㅁㅁ이 누구야? 했다는데..다행이다 이름이 안 나와서리..ㅎㅎㅎ

우리는 서로 직함으로 호칭을 하니..아마도 꿈에서조차 직함으로 나를 애타게 찾았나부다.

ㅎㅎㅎ. 소설같은 요즘 나의 하루들..참 소중하다.

그래서인지 집에 있는 남편에게 더욱 살갑게 대해진다..이거이거 바람피는 사람들의 특기 맞는것 같다.

이 남자를 만나기전에는 마냥 으르렁만 댔는데...

오늘은 그가 지인들과 골프를 치러 간다는데.. 난 조용히 할일들을 하면서 이것저것 정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