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유쾌했던 이의 떠남이어서 더욱 애달팠다. 주위를 행복하게 했다고 해서 ‘비타민’이라고 불리곤 했던 그였다. 유족과 많은 동료 연예인들 또한 허망한 죽음 앞에 목놓아 울었다. 그가 떠나는 날 하늘에선 세찬 비가 내렸다.

사경을 헤매던(본지 7월22일자 보도) 가수 겸 방송인 유채영(본명 김수진)이 24일 오전 8시 별세했다. 향년 41세.

고인은 마지막까지도 사투를 벌였지만 병마를 끝내 물리치지 못하고 이날 눈을 감았다.

유족은 물론 부음 소식을 접한 많은 이들이 눈물로서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평소 유쾌한 성품을 지녔던 고인이었던 만큼 이별의 아픔은 더 컸다.

고인의 남편인 김주환씨와, 가족, 그리고 유채영을 끔찍이 좋아했던 후배 배우 김현주가 고인을 임종했다. 21일 이후 위독했던 고인의 곁을 내내 지키면서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24일 오전 병문안을 왔던 방송인 박미선, 송은이, 이성미 등도 고인의 마지막을 지켰다.

관계자는 “사투를 벌이던 유채영씨가 눈을 한번 뜨고서는 가족, 동료들과 눈을 마주쳤다”면서 “체력과 기력이 전혀 없는 상태여서 아무런 유언을 남기지 못한 채 먼 곳으로 떠났다”고 말했다.

상주인 남편 김주환씨는 이날 오전 부고를 알리면서 “그녀의 생전 밝았던 모습을 오래토록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바랐다.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평소 고인을 좋아했던 동료들이 많았던 만큼 많은 연예계 동료들이 속속 빈소를 찾아 조문을 이어가고 있다. 방송인 신봉선, 백보람, 정가은, 이지혜 등이 침통한 표정을 들어서 유족을 위로했다.장례는 기독교식으로 3일간 치러진다. 발인은 26일 오전 7시40분으로 잡혔다.

고인은 인천 화장장에서 화장된 이후 경기도 서현추모공원에 영면한다.

고인은 앞서 지난해 10월 불편한 기색으로 병원을 찾은 뒤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지만, 타 장기로 암세포가 전이된 사실을 알고 일부만 제거한 채 수술을 종료했다. 이후 고인은 힘들고 고독한 항암치료를 받아왔다.

수술과 암투병 중에서도 그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지난달 말까지도 MBC 표준FM라디오 <좋은 주말 김경식, 유채영입니다>의 DJ자리를 지키면서 청취자들의 팍팍한 삶을 위무했다. 최근 프로그램에 하차한 이후에도 청취자들은 그의 위중한 병세를 미처 알아채지 못했다.

1994년 혼성그룹 쿨로 데뷔한 유채영은 이후 그룹 어스 등의 활동을 이어왔다. 영화 <색즉시공> 시리즈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유채영은 특유의 경쾌한 입담으로 방송인으로서도 인기를 누렸다. 라디오 프로그램 DJ로 호평 받으면서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 라디오부문 우수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남편 김주환씨와는 2008년 화촉을 밝혔다. 그토록 바라던 2세를 미처 두지 못했다.

현재 연예계에는 고인의 죽음을 슬퍼하는 애도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하리수 등 많은 동료들과, 팬들이 그의 죽음을 애달파하고 있다.


사진제공= 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