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 띄우는 편지 2 /受天 김용오

새하얀 눈물을 내뿜으며 어깨를 들썩이는 가마솥이듯
자네의 우는 그 모습을 아니 본 척도 하고 싶었지만
우는 자네의 그 모습이 하도 무지개를 잘라 먹고 있는 것 같아
아니 볼 수 없었다는 것을 전하며 이 얘기만은 해줘야겠네
오죽했으면 부처님께서 베나레스의 녹야원에서
다섯 비구를 향해 생노병사生老病死를 설파說破
하시던 중 이 말씀들을 하셨을까를

生이라 하는 것이
싫어하는 것을 만나는 것도 고통이요
좋아하는 것과 헤어지는 것도 고통이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 또한 고통이라는
고로, 번뇌가 가득한 극악중생인 우리라할 각자가 빚어놓은
그 고통苦痛들을 자신이 감내하는 인내忍耐로서 살지 않으면
안 된다 해서 인간세계를 고해苦海라 했을 것이며
사바세계娑婆世界라했을까를

난들 자네처럼 울었던들 그 눈물이 한강쯤은 이루고 남았을
것이구먼 어찌 이 뿐이라 하겠나 저녁이면 우리가 찾는
행성이라 할 저 무수한별들 또한 자네처럼 남빛의 눈물을
보이기 때문에 우리가 저들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겠나
허나, 우기雨期가 길다는 것은 영혼이 썩어간다는 것을 모르지
않은 자네인지라 가슴이 더 아프기만 하니 말이야 난 자네의
서슬이 퍼런 그 능력을 믿고 싶으니 말이야 이젠 뚝 그치고
샅바를 단단히 움켜쥐시게 모든 사람이 희망이란 놈이 힘이
셀 거라 여기자만 빈틈 또한 많은 것이 저놈의 약점이라네
그것도 되치기에 이래서 인생이란 살아볼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겠나.

사진작품: 해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