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나라에 아름다운 왕비가 있었다. 

그런데 왕궁의 젊은 마부중에 왕비를 열열히 연모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마부의 신분이 낮아 도져히 이루어 질수 없는 사랑이었다.

마침내 상사병에 걸린 마부는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한순간 만이라도

왕비를 품에 안고 죽기로 결심했다.

마부는 매일밤 왕비의 침실을 훔쳐보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왕이 왕비의 침실에 갈때는커다란 망토로 몸을 감싸고

한손에 횃불을 들며 다른 한손에는 지팡이를 짚는다는것을 알았다.

왕이 침실앞에 이르러 지팡이로 가볍게 문을 두드리면

하녀가 횃불을 받아들어 곧바로 꺼버렸다.

이 사실을 안 마부는 몰래 왕궁안으로 숨어들어 왕이 했던대로 똑 같이 따라했다.

횃불이 꺼지자 하녀가 밖으로 나갔고 마부는 가만히 왕비의 침대에 올라가

일을 치르고 말았다.그러고는 서둘러 마굿간으로 도망쳤다.

바로 그때 왕이 왕비의 침실을 찾았다. 

왕비가 깜짝놀라 몸을 사리며 물었다.

"어머~오늘밤은 왠일이세요.? 두번씩이나 ~~~

왕은 어떤놈이 왕비의 침실을 다녀갔다는 것을 깨달았으나 꾹 참았다.

왕은 침실을 나와 하인들이 잠들어 있는 다락방으로 향했다.

금방 일을 치럿다면 범인의 심장이 아직도 팔딱거리고 있을게 틀림없었다.

왕은 다락방에 잠들어 있는 하인들의 가슴을 일일이 만져보았다.

문득 한녀석의 가슴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음을 알아낸 왕은

녀석의 머리카락을 가위로 싹 둑 잘랐다.

지금은 깜깜한 밤이니 내일아침에 혼을 내줄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눈치챈 마부는 왕이 돌아가자 함께잠자고 있던 하인들의 머리칼을

모두 잘라버렸다.이튿날 아침 .왕은 모든하인들에게 뜰에 집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하인들이 모두 집합한후 뜰에 나온 왕은 깜짝 놀랐다.

하인들의 뒷머리가 모두 잘려져 있었던 것이다.

"제법 머리가 좋은 녀석이구나 "

그렇게 중얼거리며 왕은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왕은 마부를 용서했고

마부는 그날 있었던 일을 가슴에 품은 채 한마디도 발설하지 않았다.~

글 / 보카치오 .<데카메론>< 셋째날 >

약간 손해본다는 생각으로 살아가는게 좋다.

만일 왕이 범인을 색출했다면

왕은 자존심을 잃고 왕비는 절개를 잃고 그나라는능력있는 마부 하나를 잃는것이다.

너그러히 용서하라 .

그러면 아무것도 잃지 않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