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수고많이 했습니다. 즐거운 금요일 하루 보내세요.^^;



김소월 쉰 여섯번째 時



주으린 새무리는 마른 나무의
해지는 가지에서 재갈이던 때.
온종일 흐르던 물 그도 곤하여
놀지는 골짜기에 목이 메던 때.

그 누가 알았으랴 한쪽 구름도
걸려서 흐느끼는 외로운 嶺 을
숨차게 올라서는 여윈 길손이
달고 쓴 맛이라면 다 겪은 줄을


그곳이 어디드냐 南怡將軍 이
말 먹여 물 찌었던 푸른 강물이
지금에 다시 흘러 뚝을 넘치는
천백리 두만강이 예서 백십리.

茂山 의 큰 고개가 예가 아니냐
누구나 예로부터 의를 위하여
싸우다 못 이기면 몸을 숨겨서
한때의 못난이가 되는 법이라.


그 누가 생각하랴 三百年來 에
참아 받지 다 못할 한과 모욕을
못 이겨 칼을 잡고 일어섰다가
인력의 다함에서 쓰러진 줄을.


부러진 대쪽으로 활을 메우고
녹슬은 호미쇠로 칼을 별러서
도독된 삼천리에 북을 울리며
정의의 기를 들던 그 사람이여.


그 누가 기억하랴 다복동에서
피물든 옷을 입고 외치던 일을
정주성 하룻밤의 지는 달빛에
애그친 그 가슴이 숫기 된 줄을


물위의 뜬 마름에 아침 이슬을
불붙는 산마루에 피었던 꽃을
지금에 우러르며 나는 우노라
이루며 못 이룸에 薄 한 이름을



※  嶺 : 영, 南怡將軍 : 남이장군, 茂山 : 무산, 三百年來 : 삼백년래, 薄 : 박



글 : 김 소월 ( 이 시는 12 음으로 7․ 5 조이고 매 연은 4 행씩 총 8 연으로 되어 있으며 비교적 길이가 길면서도 통일된 구조를 보여 주는 時 라고 할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