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빛 뜰에 빛나는 별

지구상 고향 가는 길

삼사일이면 족한데

길이 막혀 가지 못하는

수몰 되어 가지 못하는

이국이 모국 된 이

모국이 이국 된 이

삶에 바동거리다 예매를 노친 이

풀빛 뜰은 망향가 일뿐이다

비행기 삯이 없어

배 삯이 없어

열차표를 구할 돈이 없어

한 끼 걱정에

엄두도 못 낼 사람이 있는가하면

가야할 곳이 있으면서

망각해버린 이도

갈 곳이 있으면서

그리워해만할 사람이 있다

자가용이 있으면서도

몇 시간, 아니 바로 옆에 있으면서도

사연이 길을 막아 못가는 이도 있다

그렇게 가슴앓이를 하며

사랑은 더 커지게 된다

그리움은 더 큰 별이 되고

보고 싶은 지인들이

술잔 속에 빛나는 별이다

어느 노래방 기계에서

작렬해가는 음표로 토한다

명절, 고향 가는 풀빛 뜰에

모든 별들은 울먹거리다

물컹거리는 망향가를 부른다

도심이 어두워지고, 음표도 사라지고

단골집 불도 꺼지고

포장마차 불도 꺼지고

사방에 정적으로

달만 우두커니 밝아

별들은 숨어서 운다

이웃 사촌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그제서야 별들도 웃는다.

[東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