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해바라기,,,/ 무인도 





지극히 은유적인
해를 바라 해바라기,,,
해바라기의 노란 잎은 해를 향한
강렬한 열망과 환희의 흔적
그 노란 사랑에 도달하기 위해
사내는 발가숭이로 여인 앞에 선다



해를 향하고
해에 닿기 위한 끝없는 행위는
어쩔 수 없는 영감의 원천
부여된 동기가 없더라도 거역하지 못하고
오직 바라기로 힘을 키우고 단련되어
나약한 사내는 차츰 강해져 간다



따가운 햇볕을 엮어
해바라기 심장 한복판에 집을 짓고
심장 깊숙이 여인의 열기로 터져 나갈 때
마침내 바라기 꽃은
긴 그림자를 그리며 비로소 사내가 된다



바람에 쓸리고 쓸려
사내를 키운 것은 바람이었고
태양에 도달하기 위해
사랑이라 사랑이라고 나직이 속삭이며
가슴 가득 넘치도록 붉은 열정을 퍼 담아도
얼굴빛은 여전히 노랗고 속만 새카맣게 타들어 간다 



진정한 사랑 후에 남는 것은
홀로 긴 시간을 견뎌내는 쓸쓸함
내 안에 그를 담고도 홀로인 시간이 싫어
애써 고독을 발부 등치며 견디는 힘을 길러
그 힘으로 마침내 영글어지는 열매



해를 등진 해바라기
그토록 간절하게 해바라기를 했던 시절
어쩌면 햇빛 말고는
아무것도 원하는 것이 없었기에
바람을 견디고 견딘
그 간곡했던 바라기의 시간 때문에
기꺼이 해를 등지고부터
자기만의 시간 혼자만의 사랑을 간직할 수 있었다



돌아선 하늘가를 맴도는 
멀리 떠나지 못하는 그리움
이글거리는 태양마저도 나를 외면하지만
내 심장은 항상 열정으로 고동치는 고독한 외침
눈 부신 햇살 쏟아지는 길 위
그대 사랑이 바람에 쓸려가 눈부시지만
그 빛이 너무 고와 서럽다



그대 심장 깊숙이 집 하나를 짓고
이미 내 안에 자리한 태양
해를 등져도 해를 마주 보아도 언제나 매한가지 
우직한 사내는 
내면의 빛을 따라 바라기를 하며
햇볕 대신 그리움을 먹고 산다

어느 여름날 사랑을 주셨던 그대에게,,,무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