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속에서 우는 새 / 詩.이종인



내가 당신을 너무 그리워했나 봅니다
이름 모를 숲 속에 숨어서
수화로만 이야기할 수밖에 없어
나이테만 남은 나무 그루터기에
혼자 골똘히 앉아
실명을 모르는 허공 같은 당신을 끌어안았습니다
해와 달이 지나가며 그런 나에게
까닭 모를 미소를 던졌지만
인생의 마음이 머무는 그 자리가 바로
세상이라는 것을 아는 까닭에
내 모든 가슴을 열었으니
나는 부끄럽지 아니하였습니다
차분히 오솔길을 걸으며 마음을 다스렸지만
너무 오랜 그리움으로 인해
터져 버리는 눈물인 것을요
터져 버리는 고백인 것을요
누구도 그 이름을 모르는 내 작은 숲 속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지만
혹 누가 볼까 하여 자꾸 몸을 숨기며
울었습니다
눈 감으면 선명한 당신이
눈 뜨면 사라지는 당신이 하도 서러워
계절이 떠나가도
빈 둥지를 지키는 새가 되어 울기만 합니다
혹 당신도 어느 하늘 아래
당신만의 숲 속에서 나처럼 숨어 우는가요
혹 당신도 나처럼 뼛속에 감춘 그리움이 되어
애타게 실명을 부르며
두 손으로 얼굴 만져보며 말하고 싶은 건가요

♬윈엠프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