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에 결혼합니다. 결혼 앞두니 더 예민해지네요.

별개로 일도 같이 열심히 해야하고.

근데 메리지블루인지

아니면 원래 불만이 시간이 지날 수록 느는건지

오빠는 괜찮아요. 완벽한 남자다! 까진 아니지만

소소하게 살기에 괜찮은 거 같아요.

여기서 직장생활하다가 만나 1년 정도 연애하고 결혼 준비합니다.

그냥 다른 것보다 불안과 외로움이 가증되네요 요즘.

지금 사는 지역, 결혼을 꾸릴 지역인 이 곳에서 오빤 초-중-고-대 까지 다 나왔어요.

오빠 친구들은 다 여기있구요. 친구들끼리 무슨 계모임도 한다네요.

시댁도 다 여기있어요. 시댁은 서로 이혼했는데 같은 지역에는 사세요.

시어머니는 너무 좋으신데 시아버지는 되게 유교적이세요.

전 교회다니는데 시아버지는 제사를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거기다 시아버지쪽 집안이 쫄딱 망해서 저희돈있는거로 그냥 결혼하는데

너무 바라시는게 많더라구요. 어려워요.

거기다 전 친구도 없어요. 여기 고향도 아니구,

전 여기 원해서 이사온거 아니고 부모님이 제가 반대했는데도

여기로 오시고 싶다고 해서 취업도 이자리에서 알아봤어요.

딴데 나가면 뭐 별수 있냐는 식으로 붙잡아서요.

전 사실 수도권쪽에서 대학 나왔는데

여기랑 수도권이랑 멀거든요.

친구들은 다 수도권이나 광역시 같은데서 있어요.

물론 아예 안 보고 살진 않지만 아무래도 전처럼 가까이 만날 일도 없고

의지할 일도 없고, 바쁘다보니 연락도 뜸뜸하죠.

얼마나 친구들이 보고싶은지 그 마음을 오빤 잘 모르겠죠.

오빠 친구들은 다 이 동네에 살고

심지어 저희 지금 사는 아파트 같은 동에 아래아래집에 살고 있거든요.

근데 거기에 시댁까지 친구들까지 여기 있고

시댁 가세가 망했는데 뭔 친척들이 다 일터지면 오빠가 장손이라고

오빨 찾아대고 아버지는 오빠한테 다그치기만 하시고

저한테도 우연히 시장에서 전 못뵜는데 시아버지가 절 봤다면서

어떻게 날 모른채하냐며 전화로 따지셔서 제가 죄송하다 몇번을 얘기했는지.

혼날까봐 시아버지 시키는대론 다 해요. 왠만하면.

거기다 회사도 1인 사무실.

까놓고 이야기하면 교육공무직이라는 직책인데요

학교에서 근무해서 근무환경은 괜찮은데

공무원도 아니고 교사도 아니고 중간에서 낄 곳이 없는 위치랍니다.

나이도 20대라 나이 많은 아주머니들이 많은편이거든요 공무직이

(그리고 여기가 농촌마을이라 원래 직장생활 연령대가 거의다 많습니다)

외톨이 같은 직장생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것보다

이러다 우울증이 많이 심해질까 걱정되네요.

그냥 이런저런

친구없는 외로움, 직장생활도 그렇고

거기다 오빠 친구모임은 다 참석해서 너스레(낯가림도 좀 심한 성격이에요)떨어야하는 것도 글코..

욱하시는 시아버지가 바로 집에서 15-20분거리에 사는데

아직 결혼전인 지금도 저렇게 뭐라하시는데 결혼 후엔 어떨지 잘 모르겠고

제사는 해본경험 없는데 음식 가지고 타박하실것도 괜히 걱정되더라구요

오빠한테 얘기하면 짜증낼거 같고... 아버지 얘기 꺼내는걸 좋아하지 않아서요.

오빠랑 지금 미리 아파트 전세 장만해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예비신랑한테 몇년만 살다가 이사가자고 말도 했는데

예비신랑은 여길 떠나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하는거 같아요.

조금만 올라가도... 친구들이랑 거리도 가까워지고.. 시댁하고도 멀어지고....

그리고... 농촌 마을보단 도시에서 이제 누릴 수 있는 생활권들...

아기 임신하고는 얼마나 우울할까도 걱정해요.

남편은 당직, 숙직으로 집에 안들어오는 날이 많은 직업인데

출산하고 한 친구는 정말 많이 우울했다고.. 몸도 변하고, 또래친구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주부의 삶...

그런거로 외로움 많이 탔다고.. 거기에 독박 육아였다면서..

저도 두려워요. 이 마음으로 아기 갖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만 하고 있고.

이런 마음이 들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막막해요.

신랑도 물론 중요하지만요.

요즘은 학창시절 함께했던 친구들의 수다들이 그립네요.

나도 여기까지 내려오지 않았으면

어떤 일을 하고 있었을까 싶고.

급여 생각하면 일을 그만두고 싶지 않고..

계속 버티기엔 너무 고독하달까요..

일 그만두면 분명 시아버지가 뭐라고 하실 거 같긴한데요.

이상태론 올해 직장 생활을 못할 거 같단 생각도 들어요.

오빠도 돈때문에 싫어할 거 같고. (맞벌이는 해야한다는 입장이라)

저도 기혼녀로서 농촌 사회에서 어디에서 취업해야할지 난감하고...

이런 이야기 하면 오빤 자기와 함께하는게 안행복한거냐고 하는데..

그런 뜻은 아니거든요.. 불안감... 우울감.. 그런거일 뿐인데..

어떻게 해소해야할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