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둘 사이는 정말 좋아요.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고 서로 배려하고..둘 사이엔 딱히 문제가 없어요.
문제는 우리 둘을 뺀 나머지 다입니다.
우선 학력차이. 제가 훨씬 좋아요. 직업도 저는 전문직이고 남자친구는 그냥 소기업 다니는 회사원이에요. 연봉도 차이나고..
둘째..가족의 환경차이입니다. 저희 집안은 마니 좋아요. 부모님도 학벌이 높으시고 직업도그렇고요. 남자친구는 조금 안 좋은 집안 환경이에요. 아버지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그냥 야채 다듬는 일 좀 하셨대요.
셋째 문제. 우리 부모님은 비슷한 수준의 사람 만나라 하시며 반대하시고 그쪽 어머님은 제가 학벌도 높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져서 또 아들을 뺏어갔다는 생각에 저를 못마땅해 하시며 아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니가 걔를 변화시켜서 순종적인 여자가 되도록 해라 하는 식의 간섭이 많으세요. 저희 집안 분위기는 합리적인 쪽이에요. 글구 어려서부터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하고 거기에 책임도 내가 지는 식이어서 부모님의 간섭은 없는 편이었어요. 지금도 나중에 결혼하면 너가 신중히 생각하고 해라 식이고 결혼하면 독립해서 둘이 잘 살고 자기네는 바라는 게 없다식이에요. 반면에 남친 어머니는 니 여자친구 교육 잘 시켜서 너한테도 잘하고 나한테도 잘하는 애로 만들어라 하는 식이고요.
저를 불안하게 하는 거 또 한가지는: 남자친구가 예전에 선교에 비전이 있었는데 살면서 지금은 그런 생각이 없어졌는데 나중에 살다가 갑자기 다시 그런 비전이 생기면 자긴 하겠다고 합니다. 그치만 그런 비전이 생길지 안 생길지는 하나님이 주시는 거라 할지 안할지 지금 말할 순 없으나 생기면 자긴 무조건 할거라고 그러면서 저보고 그 비전을 함께 갈 수 있냐고 묻는데.. 결혼해서 으샤으샤해서 아이 낳고 집 마련하고..그러다 갑자기 사역한다 그럼 정말 싫을 거 같아요 전. 전 좀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사역한다 그러고 돌아다니고 그러는 거 상상하면 너무 싫어요. 저랑 아이는 어케 하고.. 남자친구는 아직 모아둔 돈도 별로 없고 어머님도 자기 노후 때문에 주실 입장이 못되세요. 그걸 바라는 것도 아니고. 걍 둘이 첨엔 투룸이든 어디든에서 시작해도 둘이 벌어서 집도 장만하고 그러자고 얘기가 끝났는데..나중에 사역한다하고 직장 때려치고 방방곳곳 돌아다니는 거 전 너무 무책임하다고도 생각 들거든요.
사역이랑 그 어머니 이 두가지가 아주 부담스러워요. 그치만 나머지는 다 좋아요. 요즘 이상한 사람도 많고 저와 잘 맞는 사람 만나서 이 사랑 지키고 싶은데 저런 부담감이 생기니깐 정말 심난합니다. 저에게 조언 좀 해주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