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올해 30 저 27살..
만난지 이제 1년 2개월 정도 되었네요.
결혼을 전제로 만나 다투고 다투다 보니 이렇게 시간이 흘러버렸어요.
오빠도 저도 정말 지겨울 정도로 이젠 너무 지칠정도로 다투고 헤어지고를 반복했어요.
물론 다퉈도 하루를 못넘기고 헤어져도 1주일을 넘겨본 적이 없지만
그렇게 거의 매일같이 사소하게 다투다 보니 이젠 지쳐 버렸어요.
1년여 만에 벌써 정이 든건지 이상하게도 서로 그렇게 지쳤는데도 아직도 서로 결혼 상대자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근데 저는 요즘 좀 달라요.
때론 이제 그만 인연을 놓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물론 오빠도 그런건지 아닌건지 12월에 잠시 헤어질때 '너랑 더이상 함께할 자신이 없다'고 문자보냈었는데.. 그 후로는 다퉈도 저랑 결혼할 결심을 굳힌 사람마냥 제가 힘들다는 표현을 해도 우리는 그래도 결혼해야 할 사이라고 묶어두네요.
물론 처음 만나면서도 딱 1년.. 아니면 1년 6개월만 사귀고 결혼하자고 했었긴 했지만.
요즘은 친구들이 하나 둘 가는 분위기라 그런건지 아니면 정말 그 약속을 지키려는 건지 올해 결혼하자는 얘기도 하고 저희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싶어도 해요.
우리 또 언제 다투고 헤어질지 모르니 정말 결혼에 임박했을때가 아니면 인사안했음 좋겠다고 얘기했더니 자신도 저 그냥 만나는거면 우리 부모님께 인사안드리는게 편하다고.. 근데 그게 아니니까 인사드리려는거 아니냐고 화내더라구요.

오빠가 이렇게 나오는데도 결혼이 망설여 지는 건
아무래도 잦은 다툼에 원인이 있는거 같아요.

다퉈도 서로 상처될말은 안하려고 조심하는 편이에요.
오빠도 저도 불같은 성격이라 잘 부딪히지만 큰소리 내고 화내도 다툰게 큰 상처가 된적은 없는거 같아요.
다만 오빠는 진심으로 사과할줄 몰라요.
오빠는 자존심이 참 강한 사람이거든요. 어느 남자나 대부분 자존심은 강하지만
다투는 과정에서 제가 소리지르는게 아니라 조용히 울면서 조용히 하고 싶은말 해야 할 말 다하는 편이라 더 화는 못내고 싸우는것도 지겹고 해서 미안하다고 하는거 같아요.
아니 그런거 같은게 아니라 그래요..
처음엔 다퉈도 버럭 화내는 일은 없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큰소리 내는 일이 많아졌어요.
다툴때면 항상 그래요.
소리지르지 말고 그렇게 화내지 말라고 ... 그렇게 화내는게 제일 싫다고 몇번을 말해서
안그러려고 노력은 하는데 오빠도 잦은 다툼에 지쳐서인지 화내고 말아요.
나중엔 화내서 미안하다고 .. 화낸 부분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미안해 해요.
그부분은 제가 호소력 있게 얘기했던거 같아요.
하지만 이렇게 오빠가 크게 화내는거...
때론 두려워져요..
크게 화내는 정도가 거의 분노하는 수준이에요.
폭발하듯이..
예전에 오빠가 얘기해준적 있거든요.
두분다 배우신 분들이신데.. 어머니도 직장에 다니시는데...
예전에 아버지가 어머니를 강압적으로 많이 하셨다고..
문도 때려부수기도 하시고 벽에 머리 박는 자해도 하시고.. 오빠 어릴땐 손지검도 하신적 있다고 말하더라구요.
큰소리한번 치면 어머니가 데꾸를 못하셨다고 하네요.
말데꾸 한번 하면 그날은 난리 나는 날이라고요.
이런말 하면 두분 이상해 보일수도 있지만 특별히 이상하거나 사이가 나쁘거나
아버지가 어머니를 얕본다던가... 그건 아닌거 같에요...
저는 그냥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매일 평일 아침 9시에 하는 아침마당에도 이상한 부부들 많잖아요...
오빠네 사는것도 부족하지도 않고...
다만 오빠네가 경상도 분이시라....
경상도 분이라고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오빠네 부모님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전형적인 경상도 분들 이신거 같아요.
남자는 권위를 앞세워서 여자를 누루고..
그런 부분에서.. 오빠도 나중에 그러지 않을까...
실은 오빠도 자해를 해요. 자주는 아니고 지금까지 세번 봤네요.
한번은 헤어지자고 했더니 술먹고는 길가에 전봇대에 머리를 박더라구요.
또 한번은 엄밀히 말하면 자해는 아니지만 오빠네 집에서 오빠 심장을 꺼내보라며 저에게 칼을 내밀더라구요. 그렇게 자기 마음을 모르겠냐고...
자해라는게... 일종의 협박이잖아요..
제가 말리는거 밖에 할수 없게 다른말 더 못하게 막는거잖아요.
물론.. 이런일 최근 몇달간 없었지만.. 또 그럴까봐 겁나고..
너무 싫어요.
서로 기분 좋을때 오빠 머리 박고 그러지 말라고 우스개소리로 했더니
아버지가 그래서 그런가 보래요.
자기도 모르게 화가 나서 그랬다고..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어서 그랬다고...

이런말 친구들이나 식구들한테 하면 당장 헤어지라고 난리 날꺼에요..
평소엔 이성적인 사람인데.... 주위 친구들 한테서도 평판도 좋아요.
남자중의 남자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돈 씀씀이도 정말 커요..
친구들한테도..
물론.. 전 그것도 싫답니다...물론 저한테도 그렇지만 전 왠만하면 못쓰게 하거든요...
나중에 결혼해서 살꺼 생각하면 걱정되잖아요...
많이 벌어서 그렇게 쓰는건 좋은데 돈 씀씀이라는게..
많이 벌면 또 그에 상당하게 느는거고...
술도 말술이고....
평범해도 알콩달콩 가정꾸려서 남편이랑 애들이랑 오손도손 대화도 많이하고 서로 함께 하는 시간도 많고 서로 일하고 돌아오면 같이 저녁먹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오빠에겐 야망이 있어요.
이런 생각에선 제가 너무 비현실 적인건가요... ?
오빠는 술자리도 많고 아는 사람도 정말 너무 많아요.
진짜 마당발이에요.
제가 그런 성격이 아니라 활발한 그 모습이 좋긴 하지만 지나친거 같아서
제가 감당하지 못할거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오빠는 제가 내조를 잘 할꺼라 생각하고 있어요..
오빠가 보수적으로 생각하는 이상적인 부인이 될꺼라 생각하는거 같아요.
하지만 전 자신이 없네요.
오빠의 남자는 ... 여자는.... 하는 그런 사상...
전 싫어요...
오빠는 남자니까 술자리 있을수도 있고 늦게까지 가질수도 있다고 말해요. 때론 밤을 지새울수도 있고...
그건 사회생활을 위해 어쩔수 없다고
전 여자니까 그리고 엄마가 될꺼니까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그러면 안된다고 하는 사람이에요.
때론 늦게 될때 오빠가 대신 애들 밥 챙겨주고 이것저것 봐주면 안되냐고 했더니
아이들은 엄마가 보는거라고 아이들한텐 엄마가 있어야 하는거라고 딱잘라 말하는 사람이에요.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오빠는 저한테 정말 신경 많이 써주고 잘하려고 노력하지만..
단지 지금은 다투는게 지쳤을 뿐이고 결혼하면 오빠가 주도권 잡고 저를 억누르려 하는건 아닐까 우려가 되요.

어쩌면 모든 대한민국 남자들이 그러지 않을까 우려가 되네요.
알콩달콩 행복하게 잘 사는 부부들 이야기 들어보면 안그런 남자들도 많던데..
오빠도 그랬으면 하고 욕심을 부리게 되네요.

제가 욕심이 많은건지.. 아니면 이사람 그리 다정스런 사람은 아닐지...
잘 모르겠네요...
지금 전... 오빠랑 헤어지고 싶지는 않아요.. 사랑하니까...
하지만 오빠랑 조만간 결혼하게 되는건 싫어요...
제 나이 27이라지만 저 아직 철들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조금더 철도 들고.. 더 사회생활도 많이 하고.. 더 많은 사람 겪어보고
결혼해도 늦지 않을꺼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솔직히 요즘은 30넘어서 결혼하던가..
아니면 하지 않는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결혼 하신 분들 보면.. 대체 어떤 느낌이 꽂혔길래 결혼 할수 있었을까...
너무 궁금해요...
나는 이렇게 두렵기만 한데....
정말 자기 인연이면 그 사람에게 나를 맡겨도 될꺼 같다는 느낌이 드는건지...
결혼하면 나를 버려야 하는데.. 그래도 함께 사는 게 더 좋은건지..
정말 결혼하면 나를 버려야 하는지... 서로 존중하면서 사는건지...
아니면 대부분의 남자들이 남편들이 권위적으로 행동하며 사는건지...

대체 오빠랑 나 사이에 정말 커다란 문제는 무엇인지...
오빠가 지나친건지.. 제가 이해력이 부족한건지...
제 얘기만 들어선 형평성은 없지만 그래도 객관적으로 봐주실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좀더 좋은 남자 만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욕심에서 하는 말들 인거 같아서 귀에 들어오지 않거든요..
자세한 얘기도 하지 못하겠고요..


너무 길고 두서도 없었던거 같네요..
그냥... 답답한 마음에 끄적거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