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죽였느냐" 질문에 묵묵부답…7월1일 오전 영장실질심사

(영종도·부산=연합뉴스) 채새롬 김선호 기자 = 원양어선 '광현 803호(138t)' 선상살인 피의자가 사건 발생 10일 만인 30일 국내로 압송됐다.

베트남 선원 B(32)씨와 V(32)씨는 세이셸군도에서 인도 뭄바이를 경유해 이날 오후 2시13분 대한항공 KE656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했다. 이들은 호송차량으로 오후 9시5분께 특별수사본부가 차려진 부산해양경비안전서(해경)에 도착했다.

반소매 티셔츠에 면바지 차림인 이들은 베트남어로 "왜 죽였느냐", "하고 싶은 말은"이라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해경은 인천공항 입국 때부터 피의자 얼굴을 마스크 등으로 가리지 않고 언론에 공개했다.

해경은 압송 전 잔인한 방법으로 선장과 기관장을 살해한 피의자의 얼굴 공개를 검토해왔다.

해경은 2011년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하고 석해균 선장에게 총상을 입힌 소말리아 해적 압송 때도 입국하자마자 해적 5명의 얼굴을 공개한 바 있다.

이들은 이달 20일 인도양 세이셸군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부산 광동해운 소속 원양어선 광현 803호(138t)에서 선장 양모(43)씨와 기관장 강모(42)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곧바로 유치장에 입감된 이들은 7월1일 오전 10시30분 부산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다.

해경은 피의자들이 구속되면 지금까지 진행된 참고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살해 동기와 공모 여부 등을 본격적으로 조사한다.

해경은 B씨 등이 선상 회식 뒤 조타실 등에서 흉기로 잔혹하게 선장과 기관장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평소 원한이나 비인격적인 대우, 폭행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계획이다.

해경은 열흘간의 수사를 통해 사건 전모를 밝히고 검찰에 송치한다.

이후 부산지검은 최장 20일간 보강수사를 거쳐 기소하고, 부산지법에서 1심 재판이 이뤄질 예정이다.

세이셸 현지 병원에 안치된 선장 양모(43)씨와 기관장 강모(42)씨 시신도 7월1일께 항공편으로 국내로 운구돼 부검 등 관련 절차를 거친 뒤 유족에게 인계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국외에 있는 우리 선박에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 피의자를 국내로 호송하는 첫 사례라고 해경은 밝혔다.

하지만 범죄인인도청구가 적용되지 않는 사안인 데다 세이셸과 인천 간 직항노선이 없어 피의자 압송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유지 국가의 입국 거부로 피의자 압송이 지연되자 외교통상부와 현지 대사관 등이 나서 인도 당국과 항공사의 호송허가와 협조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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