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은 80번 환자가 찾아왔을 때 메르스에 감염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았을까요?

응급실에 함께 있던 다른 환자들은 병원 측이 전혀 몰랐던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환자들은 또, 격리 조치가 있기까지 만 하루 동안 많은 사람과 어울렸던 것으로 YTN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최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메르스 사태 이후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은 먼저 선별 진료소에서 진단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시 선별 진료소엔 의료진이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
"새벽 5시에 왔고, 그때 그 당시에 선별진료소에는 아무도 있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80번 환자는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당연히 응급실에 있던 환자, 그리고 가족들과 접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고 별도의 격리 조치도 없었습니다.

['메르스' 자가격리 대상자 가족]
"그 사람들 다 거짓말하는 거예요. 특별히 그 사람이 80번 환자니까 따로 격리해서 다른 병실로 간 게 아니라 그냥 그 응급실에 들어온 거예요."

메르스 확산의 최대 진원지라는 오명 속에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감시망은 여전히 허술한 겁니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지난달 인터뷰)]
"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환자 진료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건 당국의 대처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80번 환자의 접촉자들에게 자가격리 통보를 한 건 만 하루가 지난 뒤였습니다.

['메르스' 자가격리 대상자 가족]
"일 다 보고 격리됐다는 얘기를 듣고 허둥지둥 집으로 들어와 있는 거예요."

이 때문에 80번 환자와 응급실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은 통보를 받기 전까지 일상생활을 하면서 여러 사람과 접촉했습니다.

80번 환자의 전파력이 0%에 가까워 다행이긴 하지만, 대형 병원과 보건 당국의 대응은 100% 신뢰하기엔 부족하기 짝이 없어 보입니다.

YTN 최민기[choim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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