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단, 방산비리 연루 본격 수사 잠수함 사업비 부풀린 정황 포착 정씨 측근 예비역 중장 구속기소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잠수함 등 해군 무기체계 시장의 거물로 꼽히는 정의승(76·사진)씨 비리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합수단은 1일 정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국외재산도피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합수단에 따르면 정씨는 2000년대 초부터 독일 잠수함 건조업체 하데베(HDW)와 엔진 제조업체 엠테우(MTU)가 한국 해군에 잠수함을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수수료 명목으로 받은 1000억여원을 홍콩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명의 계좌에 숨겨둔 혐의를 받고 있다.

합수단은 해군이 2000년대 들어 추진한 214급(1800t급) 잠수함 도입 중개에 정씨가 관여하며 사업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거액을 챙기는 등 불법을 저지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까지 총 9대를 도입하는 214급 잠수함은 HDW가 건조하고 MTU 엔진을 탑재한다.

정씨가 해군을 상대로 벌인 불법로비는 일부가 이미 드러났다. 합수단은 정씨와 끈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진 예비역 해군중장 안모(64)씨를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안씨는 해군의 잠수함 관련 정보를 정씨한테 제공하는 등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정씨에게서 고문료 등 명목으로 1억7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