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자 인터넷 신문에 실린 유치원생 간 성추행 사건이 이슈다. 7살 남자 아이 4명이 1명의 여자아이를 화장실로 불러내 여아의 치마를 들추고 들여다보고, 한 남자아이는 여자아이의 중요부위를 만졌다는 내용이다. 심지어 이런 일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유치원생까지 성추행 가해자가 된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하고 있다. 그러나 유치원에서의 성추행이 비단 이번에 문제가 된 유치원에서만 일어난 일일까? 그렇지 않다. 사회 전반적으로 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아이들도 성폭력 등 잘못된 행동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서 예전에는 그냥 지나치거나 덮었던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 사건을 보면서 아마 유치원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사건처럼 유치원 생간에 성폭력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고민이 될 것이다.

그러면 이 사건을 토대로 유치원생 간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하는 지, 쟁점이 될 수 있는 문제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우선 7살 유치원 아이의 호기심으로 발생한 일이니 그냥 넘어가도 되는 것일까? 답은 당연히 '아니다'다. 물론 만 5, 6세 연령대의 아이들은 남아, 여아 모두 호기심이 많은 때라 감각기관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탐색하고자 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동원해서 다양한 물건이나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시기이다. 그러다보니 어른들이 보기에는 부적절한 성적행동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하는 성적 행동을 모두 문제행동으로 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 사건에서 7살 남자아이들이 한 행위는 일반적으로 이 연령대의 아이들이 쉽게 하는 행동은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궁금한 점이 있어도 가정교육이나 지도를 통해 문제 행동을 쉽게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는다. 따라서 누구나 쉽게 하는 행동이 아닌 행동은 단순 호기심을 넘는 행동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거나 묻어두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개입이 필요한 또다른 이유는, 여러 명에 의해, 반복적으로 성추행 피해가 있었다는 점이다. 여러 명의 남자아이가 한명의 여자아이에게, 반복적으로 행위를 한 것은 당연히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다. 성폭력은 힘(power)의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연령의 차이와 수(여러 명)의 차이는 힘의 차이를 발생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가해행동을 한 아이에 대해서는 어떤 개입이 필요할까? 일반적으로 또래 성폭력이 발생하면 가해 아동 교육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물론 가해 행동을 한 아이를 교육하는 것은 당연하다. 장난이라 생각해도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해서는 안된다는 것과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또한 성폭력으로 인해 피해 여자아이가 받았을 상처나 고통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사과의 중요성도 알려주어야 한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피해 아이가 가해 아이를 만나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만나는 시점을 유의해서 정해야 하며, 가해 아이가 사과를 할 때는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를 해야 한다.

사실 가해 아이 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가해 아이 부모(보호자) 대상 교육이다. 가해 아이 부모의 경우 자녀가 가해 행동을 했다는 사실 때문에 많이 놀라고 화가 날 수 있다. 그러나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한다. 전문기관과 연계해 자신의 아이가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 원인 탐색을 해서 원인을 없애야 하며, 아이가 재범하지 않도록 같이 노력해야 한다. 중요한 점은 아이의 행동을 가볍게 생각하고 아이의 행동을 옹호해서는 안된다. 아이가 앞으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가 해야 할 올바른 태도다.

세 번째 고려해야 할 점은 피해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 가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된 부모의 태도다. 자녀가 성폭력 사실을 털어놓으면 피해 아이 부모는 당연히 당황스럽고 가해 아이에 대한 분노로 감정을 조절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절대로 심하게 흥분하거나 아이 앞에서 우는 행동 등은 하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아이는 자신 때문에 부모가 힘들어하거나 슬퍼한다는 생각이 들어 죄책감 때문에 사실을 털어놓은 것을 후회하게 되고, 다음에는 무슨 일이 생겨도 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용기 있게 말한 것에 대해 격려를 하고, 아이의 잘못이 아님을 말해주어야 하며, 항상 부모는 아이의 편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지지를 해주어야 한다. 전문기관과 연계해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유치원의 올바른 대응이다. 성폭력 사실로 인해 유치원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사실을 은폐할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는 것을 기억하고, 전문기관에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은 ‘피해 아이의 안전과 보호’ 이며, 부모, 교사 등 어른의 올바른 태도가 성폭력 예방과 문제 해결의 핵심임을 기억하자.

[출처 : 위키트리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193561&fb=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