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윤지아 기자】

"옥시 보고서 조작한 서울대 조명행 교수에 징역 2년 구형한 사법부 규탄한다!"

29일 오전 옥시레킷벤키저(옥시) 가습기 살균제 독성 실험 결과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명행 서울대 수의대 교수(57)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이에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서울중앙지법 로비에서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조작된 보고서로 국민을 죽인 조 교수의 2년 선고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읍소했다.

이날 2년형을 선고받은 조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 성분의 유해성을 드러내는 실험 내용을 누락한 채로 '살균제와 폐 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써 주고 옥시 측에서 실험 연구용역비와 별도로 1200만 원을 받은 혐의, 서울대 산학협력단으로부터 연구용역과 무관한 물품대금 56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남성민 부장판사)는 29일 수뢰 후 부정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교수에게 징역 2년, 벌금 2500만 원, 추징금 12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기자회견서 "이같은 선고는 말도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장에서는 선고 결과에 충격을 받은 일부 피해자가 실신하기도 했다.

또한 피해자들은 "지난달 결심공판서 3년 구형받았던 조 교수가 왜 1년이나 감형됐는지 모르겠다"며 "사법부마저 피해자들을 외면한 결과"라고 규탄했다.

참여연대 장동엽 간사는 "1심의 결과로 2년형이 선고됐다. 많은 국민이 피해를 입었음에도 후퇴된 결과다. 정부기관에 이어 사법부까지 이런 선고를 한다면 피해자들의 피눈물과 한을 어떻게 풀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한탄했다.

폐섬유화로 아버지를 잃은 유족 김미란 씨는 조 교수의 2년형 선고를 듣고 울먹였다.

"아버지는 양쪽 폐 기능 상실로 고통스럽게 돌아가셨다. 조명행 교수를 살인자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살인자에게 2년 형량은 너무도 가볍다. 가정을 파괴시킨 살인자에게 말도 안 되는 판결이다."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정상적인 삶이 불가한 딸을 데리고 참석한 황민희 씨 역시, 마이크를 잡자마자 울분을 토했다.

황 씨는 "2006년도 가습기살균제 사용을 시작으로 10년째 딸아이가 고통받고 있다"며 "아이와 재판을 지켜보면서 아이에게 너무 부끄러웠다. 누구를 위한 재판부인지 의심되는 결과"라고 말을 잇지 못 했다.

이어 황 씨는 "조 교수에 대한 선고는 피해자들에 반한 결과지만 옥시나 다른 가해 기업의 선고는 제발 국민을 위한 판단을 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아이가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입은 박기웅 씨도 "조작과 은폐와 가진 방법을 가지고 피해자들을 괴롭히면서 검찰마저도 형량을 낮게내려 유감"이라며 "제발 대한민국에 이런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피해자들과 가습기살균제넷은 "가습기살균제 사태가 제대로 해결되기도 전에 치약, 물티슈 등이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며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고 하루 빨리 피해대책이 마련돼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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