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정윤 기자】

전국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는 전국의 국공립어린이집 원장들이 모여 전문가로서의 역량강화 사업을 진행하며 보육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다. 보육교직원에 대한 처우 및 복리를 위한 활동으로 인정 경력에 대한 급여화, 표준보육비용 현실화를 위해 힘쓰고 있으며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와 연대활동을 통해 보육정책 제안 및 개선안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보육’이란 키워드가 지금만큼 주목받은 때도 없었다. 워킹맘과 전업맘으로 엄마들의 사이를 갈라놓고 있는 ‘맞춤형 보육’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고, 높아진 보육계의 위상에 따라 전국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최도자 전 회장이 국민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지난 23일에는 무려 1만 5000여 명의 한어총 전국 보육교직원들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나와 맞춤형보육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펼쳤다.

이렇듯 뜨거운 전국 3만 여 명의 보육교직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창구인 전국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의 새로운 리더는 바로 이남주 신임회장. 이 회장은 지난 4월 20일 취임식을 갖고, 위탁의 안정화, 보육교사 풀(Pool) 마련, 보육교사 순회 교육, 사회 환원 활동 등을 과제를 풀어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보육 현안을 포함해 여러 공약을 제시하는 등 열정이 넘치는 이 회장을 만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대담 = 소장섭 편집국장

- 최도자 전임 회장의 국회의원 출마로 조금은 갑작스럽게 회장을 맡게 됐다. 소감이 궁금하다.

“그동안 많은 국회의원님들이 보육현장을 위해 애써주시고 필요한 법안들과 정책들을 마련해 주시긴 했지만, 국공립을 비롯한 어린이집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신 분이 국회로 들어가셔서 현장에서 정말 필요한 사안들이 충분히 전달되고 해결될 수 있는 기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 어떤 마음가짐으로 회장직을 수락했는가?

“전임 회장님이 국회로 가시게 된 것는 보육계에도 큰 의미이며, 그동안 묵묵히 현장에서 헌신한 보육교직원들에게도 희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 또한 교사부터 시작해서 30년 동안 보육현장을 지켜왔기에, 누구보다 보육인들의 헌신과 희생, 현장의 어려움과 요구사항도 잘 알고 있다. 전국 2600여 개 국공립어린이집, 3만 여명의 보육교직원을 대표해 우리의 목소리를 충분히 전달하고,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보육을 사랑하고, 보육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기에 국공립어린이집이 공보육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임기 동안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할 일은 어떤 것인가?

“첫 번째는 경력인정 부분이다. 2000년 이후에는 교직원들의 경력을 대부분 인정받은 것에 비해 2000년 이전에 근무했던 경력에 대해서는 동일시설, 동일직종에 계속 근무한 경우가 아니면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같은 일을 하는데도 근무지가 달라졌다고 호봉을 다시 되돌리는 것은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일이다. 그분들은 새마을 유아원 시절부터 불모지나 다름없는 보육계에서 희생하고 헌신하여 오늘날의 보육을 일궈낸 분들이다. 그 노고를 인정해주는 것이 보육의 뿌리를 다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는 위탁제도에 관한 것이다. 어린이집은 행정기관도 아니고, 초, 중등 교육기관과도 또 다른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기관이다. 아이들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인성을 다지는 중요한 시기를 담당하는 기관은 단순 업무적인 것뿐만 아니라 철학을 가지고, 아이들을 관찰하고,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실행하면서 미래를 만들어가는 기관이다.

기관을 담당하는 원장이 안정되어야 원도 안정적으로 발전적인 보육프로그램을 만들어 갈 수 있는데, 현재 국공립어린이집 위탁제도는 그렇지 못한다. 원장의 신분을 안정적으로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다.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에 의하면 국공립어린이집 원장의 임기는 5년인데, 지자체별로 조례에 따라 3년 임기인 원장도 있다. 상위법에 따라 지방조례가 지켜지도록 했으면 좋겠다. 또한 정년에 대한 규정이 없는데, 65세가 되면 국고보조금 지원이 중단되면서 은퇴의 압박을 받게 된다. 말씀드렸듯이 영유아기 보육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이분들의 20~30년간의 교육적 노하우와 전문성은 그 무엇과도 비교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은 국공립어린이집의 역량 강화다. 전문가 그룹으로서의 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한 정체성과 위상을 확립하고, 보육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전문 인력풀을 만들어 17개 시도를 순회하며 아동학대 예방이나 회계문제, 지침개정 등 관련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 외에도 보육교직원 처우개선, 시간외근무 문제 해결, 현장에 맞는 표준보육비용 반영, 보육직무 반영한 국가수준의 급여기준표 설정 등 해결돼야 할 현안들이 많이 있다. 확대임원연수와 역동적 회의를 구축해 회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연합회 의견을 공유할 것이다.

- 정부와 국회, 지자체에서는 국공립어린이집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공립어린이집을 확대할 때 어떤 면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지 어린이집 운영자이자 보육 현장의 선생님으로서 조언을 부탁한다.

“보육의 공공성과 취약보육을 위해서는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은 필수 조건이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5~6%밖에 되지 않는 국공립어린이집으로는 보육의 공공성을 담보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다만 단순히 수적인 증가보다는 질적으로 보장된 확충이어야 한다. (최근 서울시 국공립어린이집이 1000개소가 되었고, 시는 2018년까지 1000개를 추가 확충할 예정이다)

신규시설도 많아지고 전환시설도 많아지겠지만, 국공립어린이집 운영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서울시의 멘토 제도 도입 같은 좋은 방안들도 필요하다. 진정으로 아이들이 행복한 보육현장을 만들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 끝으로 베이비뉴스 독자에게 전하는 말은?

“우리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안전한 곳에서 보호받고, 잘 먹고 잘 배우며 잘 놀아야 할 권리가 있다. 이는 우리 어른들이 보호해 줘야 하는 부분이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국공립어린이집이 공보육의 바로미터가 되겠다.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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