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키워드로 본 2015년 대한민국 웨딩트렌드

다가올 2015년 웨딩트렌드로는 웨딩 한류, 축가의 향연, 대안 웨딩, 연회의 고급화, 라이프스타일의 반영, 웨딩 상품의 서비스 경쟁력 증대, 남자를 위한 웨딩, 웨딩 이모티콘의 활용, 만혼 경향 지속 등을 꼽을 수 있다. ⓒ오스티엄

대한민국은 피곤하다. 아니 화가 났다. 가혹했던 1997년 IMF 외환위기, 그에 비해 결코 만만치 않았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장기적인 경기 침체. ‘초이노믹스’라 불리는 정부의 강력한 경기 드라이브도 힘이 부쳐 보인다.

2012년 ‘DRGON’, 2013년 ‘SNAKE HEELS’, 2014년 ‘DARK HORSE’로 정의하였던 대한민국 웨딩트렌드 키워드. 2015년은 ‘ANGRY SHEEP 화가 난 양’이다. 성격이 온순하고 무리 생활을 즐기며 사회성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양이 화가 난 이유는 다름 아닌 경제다. 조금 더 힘든 겨울을 보내야 할 것 같은 2015년의 대한민국 웨딩 트렌드를 전망해 본다.

◇ 웨딩 한류의 시작 Above K-pop

2002년 일본 NHK에 방영된 한국드라마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한류는 점차 그 분야를 확장해 왔다. 특히 유투브 등을 통한 K-POP의 선풍적인 인기는 지역적인 한계를 뛰어 넘고 있다. 한류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 동북 아시아, 중동, 북아메리카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K-POP 열풍이 열성적인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에 의해 웨딩시장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유명한 쁘띠프랑스를 배경으로 ‘천송이 드레스와 헤어 메이크업’으로 치장한 중국의 예비신부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 축가의 향연 Neo wedding concert

압구정에 위치한 하우스 본 오스티엄의 한 결혼식에서 축가를 했던 ‘레미제라블 공연팀’의 ‘내일로 One Day More’는 유투브 조회수 30만 이상을 기록했다. 또한 ‘축가 레전드’라는 결혼식 동영상은 50만 조회수를 보이기도 했다. 결혼식 축가 베스트 레파토리였던 이승기의 ‘결혼해 줄래’, 조승우의 ‘지금 이 순간’, 이적의 ‘다행이다’ 등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의 축가로 볼거리가 늘어나고 있다. ‘주례없는 결혼식’은 더 이상 어색함을 주지 않는다. 이런 결혼식 형식의 유쾌한 파괴로 인해 앞으로 결혼식 하객의 눈과 귀는 더욱 행복해 질 것이다.

◇ 결혼식 참석의 이유 Greeting at wedding party

한 취업포털이 ‘직장인 경조사비 부담 정도’에 관해 조사를 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한 달 평균 2.1건의 경조사에 참석하며, 약 16만 원을 경조사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경조사는 '결혼식'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무적으로 참석하는 경조사 1위가 ‘결혼식’이었다. 지출하는 경조사비에 대해서는 '언젠가 나도 받으려면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직장인들이 가장 많았다. 그것은 우리의 대표적이면서도 뿌리 깊은 품앗이 문화와도 무관치 않다. 동시에 바쁜 직장 생활 중 지인 혹은 네트워크(?)를 챙기는 방법으로서의 경조사 참석의 의미는 더욱 선명해 질 것으로 보인다.

◇ 대안이 요구된다 Request for alternative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웨딩시장의 변화 중 가장 큰 시장이 혼수시장이다. 예물, 한복, 침구, 가구, 가전 등 혼수 시장에서 웨딩의 특수는 사라진지 오래되었다. 예물은 실용적인 패션 주얼리로, 한복은 대여로, 가구는 빌트인 또는 풀옵션 전세로 대체되어 가고 있다. 유일하게 가전 시장에서의 웨딩특수가 그나마 유지되고 있는 편이다. 한편 웨딩 시장의 꽃인 일명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웨딩드레스, 헤어 메이크업) 시장도 그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셀프 웨딩’, ‘스몰 웨딩’, ‘하우스 웨딩’ 등으로 표현되는 경제성을 우선순위로 따지는 경향이 두드러져 가고 있다. 대안이 절실한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다.

◇ 맛있는 연회 Yammy banquet

웨딩 시장은 보수적인 시장이다. 전통과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일생에 한 번 뿐’인 중요한 행사인 것을 강조하는 무리한 마케팅이 진행되기도 한다. 그러나 똑똑한 소비자로서의 예비 신랑 신부는 그 우선순위를 현명하게 따져가며 예산을 세우고 최대한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자 한다. 좀 더 써야할 것과 확실히 줄여야 할 것을 구분한다. 경기의 영향은 그 우선순위에 영향을 미쳤다. 혼수 구매를 최소화하는 대신에 결혼식과 신혼여행에는 조금 더 예산을 집행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이는 웨딩홀 메뉴의 업그레이드를 포함한 맛있는 연회의 경쟁에 가속화를 가지고 올 것이다.

◇ 라이프 스타일을 팔다 Sales for life style

국내 유통업체와의 마찰 등 다양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가 개장을 앞두고 있다. 스웨덴에서 시작한 이케아는 신세대 감각에 맞는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DIY 인테리어 전문점이다. 매장의 구성을 라이프 스타일을 체험하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안이 필요한 웨딩시장에 차별화 전략의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필자의 저서 ‘리멤버십, 크리에이티브 서비스 플랫폼’에서 언급된 신 마케팅이 시작될 전망이다. ‘웨딩-키즈-패밀리’로 이어지는 멤버십 서비스가 그것이다. 모 중견기업의 웨딩사업 진출, 모 대기업의 통합 멤버십 등은 기존의 시장 점유율 확장 전략에서 고객 점유율 확보 전략으로의 패러다임 쉬프트를 예고하고 있다.

◇ 섬세한 고객감동을 향한 무한 경쟁 High touch Service

마케팅도 감동의 요소를, 광고도 감동의 요소를 담고 있다. 경쟁력의 요소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변하고 있다. 심지어 이제 마케터는 콘텐츠 기획자여야 한다는 말까지 있다. 상품 경쟁력에 서비스 경쟁력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히트 상품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웨딩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 또한 그러할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까지 챙기는 섬세한 서비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무한경쟁이 시작되었다. 단순히 가격과 품질을 보고 일회성 구매를 결정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더욱 긴 호흡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기획하고 관리하는 것인데, 감동한 고객의 재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는지가 최고의 경쟁력 잣대가 될 것이다.

◇ 남자의 파티 Event for men

가로수길, 이태원 등 트렌드 피플들이 모이는 거리에서 심심치 않게 남성 전용 의류 편집 매장을 볼 수 있다. 여성보다 더 화려해지고 싶은 남성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맞춤복’이 남성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식상한 기성복에서 벗어나 마음껏 개성을 살리고 싶은 남자들의 욕망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웨딩 시장에서 예비 신랑이 예비 신부의 들러리 정도로 치부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예비 신랑들도 어엿한 웨딩 시장의 중요 고객이 되어가고 있다. 신랑을 위한 피부 관리 서비스, 웨딩드레스의 부가 상품이 아닌 특별한 턱시도, 신랑 메이크업을 위한 보습, 화이트닝 관리 같은 상품들이 부상할 것이다.

◇  이모티콘으로 소통하는 세상 Emoticon world

모바일 청첩장을 받는 것은 더 이상 어색한 일이 아니다. 다양한 SNS 서비스가 주는 편리성은 가공할 만하다. 그 중 모바일메신저 사용은 이미 사람들 간 소통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다. 모바일메신저 사용자 중 상당수가 ‘이모티콘(모바일 스티커)’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것을 사용한 대화에 대해 더욱 호감을 나타냈다는 조사도 있다. 스티커 유료 구매 경험자는 전체의 20%이상으로, 구입 이유는 ‘보다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스티커를 사용하고 싶어서’라고 조사되었다. 웨딩과 관련한 캐릭터, 이모티콘 등이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

◇ 만혼의 계절 Postpone the Wedding

결혼 연령은 더욱 늦어지고 있다. 1990년 남자 27.8세 여자 24.8세에서 2013년에는 남자 32.1세, 여자 29.4세로 4년 이상 올라갔다. 늦게 결혼하는 원인을 물어보니 ‘특별한 이유 없음’이 38.8%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속을 살펴보면 학자금 대출 등으로 인해 마이너스 상태로 대학을 졸업한 후, 어렵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나이가 계속 늦춰지기 때문일 것이다. 아쉽지고 바람직하지 않지만 보다 안정된 상태에서 결혼을 계획하고자 하는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글쓴이 전하영은 서비스 벤처기업 (주)오스티엄 대표를 맡고 있다. 오스티엄은 압구정점 하우스 본 오스티엄, 역삼점 오나르 바이 오스티엄, 신촌점 퀸즈오스티엘, 구로점 제이오스티엘 등의 웨딩홀과 키즈 파티 프랜차이즈 벨라오스틴 프리미엄 광명점, 신촌점, 인천점, 구로점, 또 케이터링(교회예식)서비스 오케이터링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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